사회
한밤중까지 이어지는 소아과 대란…더 고달픈 맞벌이 부모
입력 2024-01-04 19:00  | 수정 2024-01-05 19:55
【 앵커멘트 】
소아과가 부족해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이른바 오픈런까지 감행한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오픈런도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어떻게 할까요?
밤이나 휴일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소아과 대란은 밤에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윤현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평일 밤 11시까지, 주말에는 저녁 7시까지 운영하는 서울의 한 달빛어린이병원입니다.

아픈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로 병원 대기실은 북새통입니다.

▶ 인터뷰 : 김봉순 / 서울 방배동
- "저희가 맞벌이다 보니까 야간에 올 수밖에 없어요. 주말에는 너무 대기가 너무 길어서 최대한 평일 저녁이라도 오려고…."

의사들 역시 몸이 열 개여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 인터뷰 : 송종근 / 달빛어린이병원 원장
- "야간에 의사 선생님이 한 명이 진료하고 계시는데 종종 이제 대기 환자가 많아서 제가 또 집에서 나와서 같이 진료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 스탠딩 : 윤현지 / 기자
- "지금 시간이 저녁 8시 20분인데요. 바로 진료를 접수해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지난 2014년 9월 정부 사업으로 첫 도입된 달빛어린이병원은 갑자기 아이들이 아플 때 응급실을 대신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 전국에는 66곳의 달빛어린이병원이 운영되고 있지만 강원과 울산, 경북에는 한 곳도 없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달빛어린이병원을 100곳까지 늘리겠다며 올해 예산 47억 원을 편성했지만 현장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낮은 의료수가와 위험도가 높은 만큼 소아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간 진료를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임현택 / 대한소아청소년과 의사회장
- "(주간에도) 의사도 뽑을 수도 없을뿐더러 그리고 직원도 안 뽑혀요. 전반적인 인프라가 다 망가졌는데."

이 때문에 무작정 야간 진료를 늘리는 것보다는 낮에도 병원을 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스웨덴에서는 자녀가 아프면 최대 120일까지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는 '바바 제도'를 도입하면서 출산율까지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MBN 뉴스 윤현지입니다. [hyunz@mbn.co.kr]

영상취재: 현기혁 VJ
영상편집: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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