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보건기관, '코로나 유출설' 우한연구소에 자금지원 후 감시 미흡"
입력 2023-01-27 12:59  | 수정 2023-01-27 13:30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 사진=연합뉴스
미 국립보건원(NIH),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46억 지원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연구 명목…이후 제대로 감시 안 해"

미 정부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코로나19 유출설에 휩싸였던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연구소에 지원한 연구자금의 사용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25일(현지시간) 미 보건인적서비스부(HHS)는 NIH가 미국의 환경·의료 관련 비정부단체인 에코헬스 얼라이언스(EcoHealth Alliance)에 지원한 연구자금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에코헬스가 2014∼2021년 NIH에서 받은 약 800만 달러(약 98억 6400만 원) 중 일부를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다시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연구기관입니다. 다만 2021년 초 우한을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우한 시장에서 판매된 동물에서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출현의 위험에 대한 이해'라는 연구로 2014~2020년 374만 8715달러(약 46억 원)를 지원받아 337만 6503달러를 사용했습니다. NIH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한연구소에 대한 지원 사실이 논란이 되자 2020년 4월 지원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이나 전파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2014년 10월 발표하고, 2017년 12월 검증 절차를 전제조건으로 연구 지원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NIH는 우한연구소가 수행하는 연구를 지원 보류 대상으로 판단하지 않았고, 검증 절차가 마련된 이후에도 다시 확인하지 않은 채 지원을 계속했습니다.

HHS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연구가 박쥐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기원을 이해하기 위한 것으로 병원성을 강화할 가능성이 매우 작다'는 에코헬스의 설명을 NIH가 검증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지적하고, NIH가 지원금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향후 지원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도 했습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반발했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우한 연구팀은 질책을 받을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연구에 대한 노벨의학상을 받아야 한다"며 "중국 과학자가 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을 최초로 발견했다는 것은 우한이 코로나19의 근원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공동 전문가팀의 연구보고서는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분명히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미국 일각에서는 유감스럽게도 공동 연구보고서를 무시하고 코로나19 실험실 유출론을 떠벌리는 등 코로나19 기원설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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