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300년된 이집트 소년 미라서 황금 부적 49개 발견
입력 2023-01-25 15:25  | 수정 2023-01-25 15:35
황금 소년 미라에서 발견된 부적 / 사진 = 연합뉴스
"사후세계서 신체를 보호하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
"단명한 아이들을 위해 호화로운 의식 적극적으로 행한 것을 보여줘"

2천 300여 년 전 사망한 이집트 소년의 미라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분석한 결과, 황금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수십 개의 부적이 발견됐습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해당 '황금 소년' 미라는 기원전 332년에서 기원전 30년 사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동묘지 나그 엘-하사이에서 1916년에 처음으로 발굴됐습니다.

내부를 살피려면 미라를 풀어헤쳐야 하는데, 그 자체로 시신이 훼손되기 때문에 이후 오랜 기간 조사에 진척이 없는 상태로 박물관 지하에 보관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라에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도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CT 스캔 방식이 도입돼 '황금 소년'의 모습을 마침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CT 촬영 결과, 이 황금 미라는 총 2개의 관으로 감싸인 형태로, 안쪽 나무관에는 금박을 입은 얼굴 무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소년이 사망한 나이는 당시 14~15세, 키는 128cm 정도로 작은 코와 좁은 턱, 계란형 얼굴을 가진 아이로 추정됐습니다.

소년의 구체적인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치아 상태나 미라의 기술 수준, 부적 등에 비춰 볼 때 사회적 지위가 높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황금 소년 CT / 사진 = 연합뉴스


또, CT 사진에서는 소년의 입과 가슴에서 총 21가지 모양을 가진 부적 49개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부적들은 대부분 금으로 만들어졌고, 준보석이나 구운 점토, 도자기 등이 쓰인 부적도 있었습니다.

카이로대 사하루 살림 교수는 이런 부적들이 "사후세계에서 신체를 보호하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부적 중, '황금 혀' 부적은 사후세계에서 말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며, '이시스 매듭' 부적은 이시스 여신의 보호를 의미합니다.

부적 이외에도 미라의 발에는 하얀색 샌들이 신겨져 있었으며, 몸 주변에는 양치식물로 추정되는 식물이 둘리어 있었습니다.

살림 교수는 "고대 이집트인들은 하얀색 샌들을 신김으로써 망자들이 경건하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특정 식물이 '신성한 보호의 힘'을 지녔다고 믿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살림 교수는 "이번 발견은 고대 상류층 이집트인들이 아이들의 목숨 역시 소중하게 생각했으며, 단명한 아이들을 위해 호화로운 의식을 적극적으로 행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해당 미라는 이번에 촬영된 CT 이미지와 함께 이집트 국립 박물관 주요 전시장으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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