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쪽파 1kg에 만 원 넘어" 고물가에 조촐해진 차례상
입력 2023-01-22 16:35  | 수정 2023-01-22 16:58
제수용 사과. /사진=연합뉴스
'차례상 간소화' 66.7% 찬성
"밀키트 활용할 것" 46.7% "밀키트로만 차례상 차릴 것" 9.6% 응답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고금리·고환율 등의 여파로 연일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올해는 설을 맞이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사뭇 달라졌습니다.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한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던 나모(67) 씨는 "집이랑 가까워 재래시장에 자주 오는데 천 원이었던 오이를 오늘은 2천 원을 달라고 하더라"라며 "고기며 야채며 전체적으로 값이 다 비싸졌는데, 명절 전에는 더 올라 상 차리기도 무섭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째 5% 이상의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장바구니 물가도 덩달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파·쪽파 소매 가격은 1kg당 1만 989원으로 1년 전인 8천269원보다 2천720원(24.7%) 비쌌습니다.


시금치 소매가도 1kg당 8천621원으로 1년 전보다 1천651원(19.15%) 인상됐습니다.

턱없이 오른 물가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으면서 상인들도 근심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제사용품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우리 가게에서 파는 물건 가격이 전반적으로 10% 정도 올랐는데, 오는 손님마다 너무 많이 올랐다고 하소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근 야채 가게 주인은 "쪽파 반 단이 5천 원, 시금치 한 단이 3천 원 등으로 대부분 채솟값이 부쩍 올라 손님들 발길이 끊겼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습니다.

그는 "올해 채소 가격이 특히 많이 오른 게 체감된다"며 "손님들이 가격을 보고는 놀라서 안 사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처럼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올해는 차례상을 간소화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정영선(64) 씨는 "작년 차례상엔 과일을 일곱, 여덟 가지는 올렸는데, 올해는 사과, 배, 밤, 대추, 곶감 다섯 가지만 올릴 생각"이라며 "도라지, 고사리는 생략하고, 콩나물, 시금치만 올리고 양도 줄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크루트가 지난달 27∼29일 인크루트 회원 8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7%는 이번 설에 차례상을 간소화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고물가에 재료비 부담'을 이유로 든 응답자는 44%로 집계됐습니다.

차례상을 간소화한다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간편식이나 밀키트를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음식을 만들며 간편식과 밀키트를 활용하겠다는 응답은 46.7%, 간편식 또는 밀키트로만 차례상을 차리겠다는 응답은 9.6%로 나타났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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