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아과에 의사가 없다…'빅5' 병원도 정원 미달 사태
입력 2022-12-13 12:03  | 수정 2022-12-13 13:36
길병원 누리집에 올라온 안내문 / 사진=길병원 누리집
'빅5' 병원서도 소아청소년과 정원 대부분 미달
심장혈관흉부외과·응급의학과도 정원 못 채워 '쏠림 현상' 심화

과목별 전공의 비대칭 현상이 심화하며 필수의료 체계 붕괴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12일) 인천 상급종합병원인 가천대 길병원의 소아청소년과 누리집에는 '의료진 부족으로 소아청소년과 입원이 잠정적으로 중단된다'는 안내문이 올라왔습니다.

이로써 전국 8개밖에 없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중 한 곳인 길병원에서는 내년 2월까지 응급처치만 가능하고 입원이 필요할 시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최근 몇 년 새 전공의(레지던트) 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내년도에도 해당 과목 지원자가 없는 악재가 겹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한병원협회가 마감한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67곳 중 소아청소년과 지원자는 전체 정원 201명의 16.4%(33명)에 그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빅5'라고 불리는 가톨릭중앙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중에서도 아산병원만 정원을 채운 상황입니다.

인력난 겪는 소아청소년과 / 사진=연합뉴스

전국 수련병원 66곳에서도 내년도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로 205명을 모집했지만 33명밖에 지원하지 않아 결국 11곳만 레지턴트를 확보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진료량이 줄어 다수의 1차 의료기관들이 폐원하는 상황에 놓인 바 있는 데다 저출산 심화로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는 소아청소년과를 향해 '미래가 보이지 않은 과목'이라는 인식이 확산해 있습니다. 여기에 다른 과목에 비해 의료분쟁 부담도 큰 편에 속해 스트레스로 인력이 이탈하는 악순환까지 반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밖에 심장혈관흉부외과 또한 아산병원을 제외한 '빅5' 병원에서 정원 미달이 났고, 응급의학과와 외과도 '빅5' 중 가톨릭중앙의료원, 세브란스병원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앞서 지난 8일 정부가 이같은 상황에 대응하고자 소아·중증·응급·분만 등 필수의료와 관련해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보상을 강화하는 ‘필수의료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은 담기지 않으면서 의료계에서는 진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차전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코로나19 안정화 시점이 관건인데 필수의료협의체 등을 통해 청사진을 만들어보겠다"며 "(결국) 의료인력 양성과 공공정책수가 등 중장기 대책이 같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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