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4만8500년 만에 깨어난 '좀비 바이러스'…"야생 동물 감염시킬 수도"
입력 2022-12-04 10:03  | 수정 2022-12-04 10:05
프랑스 엑스 마르세유 대학 연구팀이 4만 8500년 정도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 얼어붙어 있던 ‘판도라 바이러스 예도마’(Pandoravirus yedoma·이하 판도라 바이러스)에 대해 연구했다 / 사진 = Zerohedge
동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 있던 '판도라 바이러스 예도마' 부활시켜
오타와대 연구진 "얼음 속 갇힌 바이러스, 야생동물 감염시킬 수 있어"

4만8500년 동안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잠자던 고대 바이러스가 인공적으로 부활했습니다.

프랑스 악스-마르세유대 장-미셸 클라베리 교수는 사전출판논문집 ‘바이오아카이브를 통해 2만 7천 년 ~ 4만 8500년 전에 형성된 동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그대로 얼어버린 바이러스 7종을 찾아내 번식력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4만 8500년이나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 얼어붙어 있던 '판도라 바이러스 예도마'(Pandoravirus yedoma·이하 판도라 바이러스)를 실험실에서 부활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아메바 배양액에 영구동토층 시료를 넣어 아메바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발견했습니다.


△영구동토층 개발로 고대 좀비 바이러스 등장하나

연구진은 9종의 바이러스는 모두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영구동토층의 얼음이 녹을 경우 지구상의 식물과 동물에게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 중 4만8500년 전의 것은 동시베리아의 야쿠티아에 있는 한 호수 바닥 16미터 아래 영구동토층에서 발견했습니다. 다른 고대 바이러스처럼 현존하는 바이러스보다 크기가 훨씬 큰데, 길이는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폭은 0.5마이크로미터로 광학현미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에 ‘판도라바이러스 예도마'라고 명명했습니다.

연구진이 되살린 9종의 바이러스는 모두 아메바 같은 단세포 유기체를 감염시키는 거대 바이러스군에 속합니다.

클라베리 박사는 고대 거대 바이러스가 오랜 기간 동결됐음에도 여전히 감염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다른 고대 바이러스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영구동토층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지상으로 노출된다고 해도 사람한테 당장 위협이 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차 녹고 있는 영구동토층의 자원 개발을 하기 전 가장 먼저 할 것이 영구동토층의 상층부를 벗겨내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고대 좀비 바이러스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위험에 집중했습니다.

△고위도 북극권은 새로운 팬데믹의 발원지가 될 수도

클라베리 박사는 ‘뉴사이언티스트에 아메바 감염 바이러스는 식물이나 동물을 감염시킬 수는 없다”고 말하며 가축이나 야생 동물을 숙주로 삼는 바이러스에 비하면 위험은 낮다고 전했습니다.

연구진은 그러나 얼음에 갇혀 있던 바이러스들이 바깥 세상에 노출될 경우 얼마나 오랫동안 감염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 사이에 적절한 숙주를 만나 감염시킬 수 있는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영구 동토층의 해동이 가속화와 함께 거주민 수가 늘어나면 위험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캐나다 오타와대 연구진은 지난 10월 영국 ‘왕립학회보B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극권 호수의 토양과 침전물을 수집해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얼음 속에 갇혀 있던 바이러스와 세균이 기후변화로 풀려나면서 야생동물을 감염시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타와대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해 잠재적 바이러스 매개체와 저수지 역할의 생물종의 서식 범위가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면, 고위도 북극권은 새로운 팬데믹의 발원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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