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위 참여 후 변사체로…'이란 17세 여성 의문사에 군경 개입 의혹'
입력 2022-10-29 09:38  | 수정 2022-10-29 09:43
시위 중 사라졌다 변사체로 발견된 니카 샤카라미 / 사진=이란시위자 트위터 갈무리, 연합뉴스
이란 당국 "극단적 선택으로 보여"
목격자 증언 "사복 입은 군경에게 연행돼"

이란에서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한 10대 여성의 죽음에 이란 당국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CNN 방송은 27일(현지 시각) 최근 시위 중 사라졌다가 숨진 여성 니카 샤카라미(17)의 죽음에 이란 당국이 개입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샤카라미는 지난달 21일 수도 테헤란에서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CNN은 자체 입수한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샤카라미가 죽기 전 군경에 쫓기고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샤카라미와 함께 시위에 참여했다는 라단은 샤카라미가 오토바이를 탄 이란 군경 20∼30명을 향해 돌을 던졌고 이후 샤카라미가 50m 앞에서 사복을 입은 군경에게 연행됐다고 CNN 인터뷰를 통해 증언했습니다.

CNN은 샤카라미가 쓰레기통 위로 올라가 히잡을 태우는 등 적극적으로 시위에 나서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CNN이 공개한 정황이 이란 당국의 주장과는 사뭇 달라 논란이 일었습니다.

마지드 미라흐마디 내무부 차관은 "사건을 수사한 결과 샤카라미는 밤길을 배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타살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반정부 시위와의 연관성도 부정했습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IHR)는 지금까지 최소 200명이 시위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인권 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은 아미니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린 4개 주에서 군경이 전날 밤부터 실탄을 발사해 최소 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21일에는 국제 대회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출전한 이란 대표팀 선수가 가택 연금된 정황이 포착되는 등 시위 관련 여러 의혹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13일 마흐사 아미니(22)라는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갑자기 사망하자 이후 저항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시위가 격화된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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