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검수완박 시행령 공방…법제처 해석 "반헌법" vs "적법"
입력 2022-10-13 17:02 
이완규 법제처장이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13 [한주형 기자]

여야는 13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 개정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원복 시행령 개정이 국회에서 통과시킨 '검수완박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의 입법 취지에 반하는 '반헌법적' 행위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 독주로 통과시킨 검수완박법이 오히려 헌법정신에 반한다고 맞섰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검수원복 시행령 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질의에 "경찰국 설치·검수원복 시행령 등이 법률에 벗어났다는 전제로 질문하고 있지만, 전혀 법률에 벗어나지 않았고 아주 적법한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새로운 정부는 다른 정책을 할 수 있지만, 헌법과 법률을 뛰어넘는 정책을 해서는 안 된다"며 "검수완박법이 시행된 이후 법무부는 법제처장의 적극적인 반헌법적이고 위헌적인 해석의 도움을 받아 부패범죄, 직권남용범죄와 선거범죄를 넣었다"고 꼬집었다.

같은당 박주민 의원은 "입법 취지와 목적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를 축소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면 그게 지켜지는 형태로 시행령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자꾸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하는데, 설사 필요성이 인정된다 해도 시행령으로 새로운 입법목적을 창설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권인숙 의원은 검수원복과 경찰국 신설에 관한 정부의 시행령 개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법제처 법령해석을 언급하며 "법제처가 노골적으로 정부의 불법행위를 옹호하고 나서고 있다. 대통령 최측근이라서 그러는 건가"라며 이완규 법제처장을 몰아세웠다.
이탄희 의원은 법제처의 대통령령 심사 시 작성된 심사경과보고서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대통령령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라며 "(검수완박법) 법률에 대통령령으로 알아서 정하라고 위임해놓고는, 그 위임을 조금 변경했다고 법령위반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처장은 "시행령 내용을 보면 법무부에서 나름대로 기준을 갖고 규정하려고 한 노력이 보인다"며 "적어도 (검찰수사권 개시 범위가) 부패범죄 카테고리에 들어간다고 생각이 되면 그것은 적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검수완박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과정을 문제 삼으며 이 처장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검찰로부터 지키겠다고 선언한 영상을 보여준 뒤 "위장탈당, 회기 쪼개기, (법사위) 안건조정위에서의 17일 만에 일방통과, 상정되지 않은 법안이 법사위에서 통과돼 논의되지 않은 수정안이 (본회의에) 올라갔다"며 "절차 과정에서 헌법정신에 엄청나게 위배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실질적 법치주의는 실질적인 대화와 타협, 토론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뜻"이라며 " 특정 그룹의 이익을 위한 법은 실질적 법치주의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혜 의원도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의 유형을 시행령에서 정하는 것이 적법한 내용이라는 게 법제처의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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