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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위, 지금이 '화양연화'[2022 BIFF]
입력 2022-10-06 13:42  | 수정 2022-10-06 16:00
오랜만에 부산영화제를 찾은 양조위. 부산=강영국 기자
이름만으로도 이미 영화가 되는 배우, 양조위(60)가 왔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정상화돼 5일 개막한 가운데 중화권 톱스타 양조위가 축제의 포문을 열었다. 개막식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한 양조위는 6일 오전 국내 취재진과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영화제를 빛낸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이날 해운대구 우동 KNN타워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0년간 어떤 동시대 배우와 비할 바 없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에 출연했고, 세계 영화사에 남을 작품이 많다. 이런 폭과 깊이를 가진 배우는 유일하다 싶을 만큼 대단하다. 한 배우가 성취한 최대한의 영역,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매우 특별한 배우”라며 양조위를 소개했다.
양조위는 (아시아영화인)상을 받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다. 부산영화제는 많이 와봤는데 보면 볼수록 달라진다”며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더 현대적으로 발전했고, 바닷가도 예뻐졌다. 어제처럼 성대한 개막식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반갑다”고 인사했다.

이어 여전한 건 부산 팬들의 열정, 아니 이전보다 더 뜨거워진 열기에 가장 놀라웠다. 과거 영화제에 참여했을 때 좁은 영화관 길에도 많은 팬이 찾아줬고, 그 좁은 길을 열정적으로 지나가다가 신발이 벗겨진 기억도 있다.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 긴장됐던 마음도 편안해졌고 기대도 크다”며 미소 지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아시아 콘텐츠, 그 중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호황에 한국과 인연이 깊은 만큼 나 또한 한국 연예계를 보면 기쁘고 뿌듯하다. 오래전부터 한국 영화 '8월 사진관' '올드보이' 등 전도연·송강호 등 배우들의 작품을 즐겨봤다. 꾸준하게 ‘K-콘텐츠를 즐기고 있다”며 따뜻한 애정을 보였다.
'화양연화'에서 장만옥과 호흡을 맞춘 양조위. 제공|부산영화제
그가 부산을 찾은 건 2004년 영화 ‘2046이 개막작에 선정돼 방문한 지 무려 18년 만이다. 양조위는 올해의 특별기획 프로그램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통해 자신이 선정한 대표작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동성서취 등 6편을 선보이고, 야외 무대에서 ‘오픈 토크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핸드 프린팅 행사 등에도 참석해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가 갈라 프레젠테이션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역대급 규모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을 정도다.
양조위는 다양한 (출연)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어 고민하다 다채로운 장르로 선정했다. 6편 중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왕가위 감독님의 작품도 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대만에서 찍은 영화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이번에는 아쉽게 상영되지 않는다”면서 고심 끝에 정성스레 고른 만큼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앞으로 인연이 나타난다면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 일본 등의 여러 국가의 작품을 하고 싶다. 어떤 작품이든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도전하고 싶다”며 마블 작품을 통해 나를 글로벌 하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했다. 나의 연기 인생 중 20년이 배우는 단계였다면, 후반 20년은 그 배움을 발휘할 단계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 즐기며 연기할 수 있는 단계인 것 같다. 이제야 도전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자신의 연기 인생을 돌아봤다.
‘스타들의 스타 양조위가 손하트와 함께 미소 짓고 있다. 부산=강영국 기자
축제가 한창인 ‘영화의 전당 주변에서는 양조위 팬클럽 '아위미회(양조위 팬들의 모임, 회원수 약 2500명) 운영자(40대, 여)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양조위와의 만남을 위해 약 20여명의 팬들이 함께 부산을 찾았다. 지난 4일 공항에서 양조위를 만났는데 표정이 정말 밝고 좋더라. 굉장히 설렌 모습이었다”며 팬들 역시 부산에서 다시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의미 깊은 곳에서 다시 만나게 돼 상당히 고무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작년에도 부산영화제에서 ‘무간도 리마스터링을 봤고, 재작년에는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을 관람했다. 영조위의 영화를 보는 건 좋았지만 팬데믹으로 극장 내가 텅텅 비어 있었고, 거리도 썰렁하더라. 영화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아예 없어 안타까웠다”며 올해는 작년과 너무 다르게 많은 팬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됐고, 다양한 행사로 양조위를 만날 수 있어 기쁘다. 무엇보다 그의 40년 연기 인생을 돌아보는 특별전은 팬들에게도 의미가 깊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운영자는 팬들도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겠지만, 양조위 역시 아내와 함께 방문했으니 여유롭게 개인 시간을 가지고 마음껏 부산의 축제를 즐기다 소중한 기억을 안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3년 만에 정상화 된 만큼 저마다 안전하게 의미 깊은 시간을 마음껏 보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취재진에 ‘엄지척 매너 뽐내는 양조위. 부산=강영국 기자
‘TV스타로 먼저 이름을 알린 양조위는 1983년 초원 감독의 코미디 영화 ‘광풍83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무명경찰(1985), SF물 '철갑무적'(1988) 등을 거쳐 대만 감독 허우샤오셴의 '비정성시'(1989)에서 주연인 벙어리 사진사 역으로 열연해 대사 한마디 없지만 신인답지 않은 훌륭한 연기를 펼쳐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산마르코 황금사자상을 타며 양조위도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같은 해 홍금보와 함께 무협물 '충의군영'에도 출연한 그는 이렇듯 젊은 시절, 잘생긴 외모로 강인한 청년 역할을 많이 맡았고 여러 무협드라마에서 주연과 조연으로 활약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후반 홍콩 영화들의 인기가 높아질 즈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홍콩 영화계가 침체기로 접어들었지만, 양조위는 '화양연화'(2000)로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무간도(2002)와 ‘영웅(2003), ‘색,계(2007) 등 다수의 화제작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스타가 됐다. 주윤발, 이연걸이 할리우드로 떠나고 장국영과 유덕화의 행보가 더뎌진 동안에도, 양조위는 작가영화와 대중영화의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영화사가 기록할 영화들을 자신의 필모에 새겼다. 이 외에도 홍콩영화금자상장에서 5관왕, 금마장에서 3관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남우주연상 최다 수상자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마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빌런으로 출연,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연기로 '멜로 빌런'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주인공을 뛰어 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4일까지 열흘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등에서 열린다. 7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71개국 242편이 상영되며,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극장 좌석 100%를 사용한다.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은 111편, 동네방네 비프 상영작은 20여 편이다. 폐막작은 일본 이시카와 게이 감독의 ‘한 남자다.
[부산=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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