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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 주희정 감독은 우뚝 서고 싶다 [국영호의 스포츠人사이드 #21]
입력 2022-10-06 13:07  | 수정 2023-01-25 15:04
MBN 스포츠야 제공
혹시 오뚝이 장난감 아시나요? 넘어뜨려도 다시 일어나는. 제가 어릴 때부터 그 장난감을 굉장히 좋아해요. 오뚝이를 갖고 놀면서 항상 ‘넘어지더라도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죠.”

고려대를 2년 연속 대학농구 정상으로 이끈 주희정(45) 감독의 농구 인생은 그의 말처럼 오뚝이 같다. 넘어졌다가도 끝끝내 다시 일어선다. 선수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지도자가 돼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승부욕을 보여주고 있다.

주 감독은 2019년 고려대 농구부가 흔들릴 때 감독대행을 맡아 2020년 감독으로 승격해 팀을 빠르게 안정시키더니 지난해 대학농구 왕중왕전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본궤도에 오른 올해에는 MBC배와 대학농구 정규리그와 왕중왕전에서 모두 정상에 올라 ‘고려대 농구 천하를 열어젖혔다.

오뚝이 같은 이야기로 가득한 주 감독을 MBN 스포츠 토크쇼 ‘스포츠야에서 만나 넘어져도 일어서 정상에 오른 비결을 들어봤다.
MBN 스포츠야 제공

남들과 다르게

주 감독에게선 대학농구를 평정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 그 사이에서 당당함과 겸손함, 확신이 시종 느껴졌다. 어딘가 모르게 요즘 한창 뜨는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 나오는 배우 황정민(전요환 역)을 연상시키는 말투도 흥미로웠다.

Q.고려대에 7년 만에 안긴 통합우승이라 감회가 새롭죠?
정식 감독 부임 3년 차에 이런 큰 성과를 냈다는데 대해 우선, 선수들의 능력이 인정될 부분인 것 같아요. 그리고, 선수들도 제 지도에 대해 진실성을 알아준 게 아닌가 하는데, 그런 면에서 정말 고맙습니다. 코트에서 진실되게 땀을 흘려준 것도 고맙고요.”

Q.2년 연속 왕중왕전 우승이니 대학 감독 중에 최고라고 생각하나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보다는 ‘저희 선수들이 대학 팀들 중에 짱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Q.‘주희정 스타일로 정상에 올라 자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저는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하려고 찾아다니는 스타일이에요. 포워드나 센터 출신이 아니고 가드 출신이다 보니까 모든 시야를 넓히거나 확대해서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런 면에서 선수들이 저한테 배우는 걸 굉장히 어려워했는데, 그걸 잘 이겨낸 게 흐뭇하고 뿌듯합니다.”
MBN 스포츠야 제공

승부 근성과 끈기


‘남들이 안하는 걸 한다는 주 감독은 인생도, 농구도 남달랐다. 쉬운 길이 없었던 농구 인생이었는데, 앞서 오뚝이를 언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주 감독은 잘 알려졌듯이 1997년 고려대 2학년 때 자퇴하고 연습생으로 프로농구에 뛰어들어 그렇게 21시즌 간 프로농구 최초 1000경기 출전, 어시스트 통산 1위(5381개), 스틸 통산 1위(1505개)의 기록을 남겼다. ‘연습생 신화로 일컬어진다.

Q.선수 때부터 힘든 과정을 거쳐 왔기에 단단해진 건가요?
오뚝이처럼 악착같은 근성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프로 무대에서 20년 동안 버티고 살아가지 않았나 싶어요. 돌아보면 끈기라는 단어밖에 생각이 떠오르질 않아요.”

근성과 끈기. 두 단어가 주 감독 몸에 밴 것은 앞서 언급한 ‘연습생 역경 극복 스토리 때문이다. 주 감독이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에 연습생으로 도전한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 탓이었다. 당시 고려대에는 동일한 가드 포지션에 신기성이라는 걸출한 선배가 있어 경기 출전이 제한적이었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홀로 키운 할머니의 치료비가 급해 프로 문을 두드릴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김병철, 신기성 등 선배들 그늘에 가려서 솔직히 농구를 그만둬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포기하던 찰나에 때마침 프로농구가 출범을 했어요. ‘너는 계속 농구를 하라는 운이 따른 건지. 아무튼 프로팀을 운영하는데 선수가 부족해 팀별로 1~2명씩 연습생을 뽑더라고요. 당시 가정형편도 너무 좋지 않아서 ‘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에 연습생으로 원주 나래에 입단했던 거죠.”

당시 농구가 간절했던 ‘루키 주희정은 프로팀 원주 나래에서 저녁 먹는 시간도 아까웠다. 빨리 밥 먹고 야간 개인 연습을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다들 나보고 미쳤다”고 말할 정도로 뛰고 또 뛰었다.
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이런 악발이 연습생 신화는 고려대 제자이자 후배인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자신의 농구 삶과 철학이 스며들도록 하고 있다.

저는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죠. 그러다 보니까 후배나 제자들한테 귀감이 될 수 있고, 제 경험을 전달해 줄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프로에서 제 기록을 깰 수 있는 제자와 후배를 육성하고 또 발굴하도록 하고 있고, 프로에서 빨리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주며 지도하고 있습니다.”

혹독한 자기 관리


주희정을 보면, 지금이나 대학 시절이나 프로 시절이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얼굴이나 몸매에 변화가 없어 보인다. 선수 시절에 비해 근육이 빠지면서 오히려 체중이 줄어 70kg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보통 운동을 관두면 살이 찌기 마련인데 거꾸로 빠졌다니. 여전히 음주를 하지 않고, 종종 선수들과 1대1이나 3대3 농구를 한다는 걸 보면 그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하다는 뜻으로 비쳐진다.
주희정의 프로 21시즌 얼굴 변천사. 연합뉴스 제공

제가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주희정이 이 어려운 세상에서 농구선수로서 훌륭하게 살아남을까라고 생각하다보니까 살기 위해선 ‘악착같이 노력을 해야겠구나라는 마음을 은퇴 때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이 지금의 주희정을 있게 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결연한 각오로 21시즌을 뛰었기에 최다 출장 기록도 덤으로 얻을 수 있었는데, 더욱 놀라운 건 결장 횟수가 평균 1년에 한 번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0년 동안 출전하지 못한 경기가 15경기에요. 8경기는 응급 수술 때문에 못 뛰었고, 나머지 경기는 갈비뼈가 3번 부러졌는데도 한 경기도 다른 동료에게 양보하기 싫어서 눈물을 흘리면서 참고 뛰었다가 그렇게 됐죠.”

자기 관리의 역설 같은 대목인데, 코트에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추월을 허용하기 싫어하는 독한 구석이 있었던 것 같다.

Q.자신에게 참 혹독했는데, 승부욕은 어느 정도였나요?
제 성격이 완벽주의자이다 보니까 경기 내용이 조금만 안 좋으면 집에 와서 말도 안할 정도니까 아내가 많이 힘들어하죠. 코치들도 마찬가지고요. 프로 생활 20년 하는 동안에는 잠을 1분도 못 잔 날들이 있었는데, 바로 신인 드래프트 하는 날이었어요. ‘같은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뽑히면 어떡할까 전전긍긍하며 걱정했죠. 그만큼 자신에게 채찍질을 했어요. 밥 먹고 체육관과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살았으니까요.”

다양한 경험

삼성 시절. 연합뉴스 제공

상술했다시피, 주 감독은 성공을 위해 먼저, 남들과 다르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다양하고도 많은 경험이다. 첫 프로팀인 원주 나래에서 신인왕을 받고 나서 이듬해 삼성으로 타의로 이적한 일과 2017년 은퇴하고 3대3 농구 선수로 변신한 일, 지도자를 시작할 때는 너도 나도 다들 가는 미국이 아니라 필리핀으로 간 일, 그리고 유럽으로 농구여행을 떠난 일도 여기에 해당한다.

선수 시절 삼성으로 이적한 건 농구 인생에 있어서 신의 한수였던 것 같아요. 어쩌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도자가 되며 가장 먼저 필리핀으로 간 이유는 ‘우리는 미국 농구 따라할 게 아니다라고 생각해서였어요. 필리핀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왜 이렇게 좋은지 4개월 간 연수 코치로 익힐 수 있었죠. 필리핀 일정을 마치고는 유럽으로 여행을 갔는데, 독일의 반베르크 팀을 따라다니며 명장(안드레아 트린키에리)으로 불리는 감독님과 면담도 할 수 있었어요. 그때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감독의 머릿 속에는 작전 패턴이 100개에서 250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 깜짝 놀랐죠. ‘가끔 집 현관문 비밀번호도 까먹는데, 저렇게나 많이 외울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죠. 그때 말씀 덕분에 저도 많이 발전했고, 공부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그럼 지금은 몇 가지 작전 패턴을 갖고 있나요?
55개 정도? 그 55개로 약간씩 변용하면 100개고, 200개고 만들 수 있는 거죠. 빠른 판단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것 같고 그렇습니다.”
여준석. 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주 감독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농구 아이돌이라 불리는 고려대 1학년 여준석이 지난 6월 휴학하고 경험을 위해 더 큰 미국 무대로 떠난 걸 두고는 아쉬워한다. 여준석이란 그릇의 크기를 봤을 때 미국에 진출하는 게 맞지만, 더 많은 걸 배우고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거 얘기 잘못하면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사실 선수 본인은 학교에 1년은 다니고 해외 진출은 그 뒤에 생각해보겠다고 했기 때문에 예고 없이 해외에 나간다고 했을 때, 저로서는 갑자기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죠. 그래도 준석이가 잘돼야 초중고 꿈나무들이 그 모습을 보고 성장하기 때문에 항상 응원한다고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여준석의 기본기나 피지컬은 워낙 좋아서 이것만 따지자면 해외 가서 농구하는 게 맞죠. 그런데, 농구가 흐름도 있고 운영도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조금 더 배우고, 기본기를 조금 더 익히고, 몸싸움도 조금 더 배워서 나갔으면 어땠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은 있습니다.”

Q.여준석이 복학했으면 하는 건가요?
저도 자퇴를 하고 프로에 연습생으로 입단하는 등 많은 경험을 해봤습니다. 산전수전 다 겪고 주위에서 이런저런 말도 들어봤는데요. 준석이가 만일 대학농구에서 다시 뛰는 기회가 온다면 복학을 해서 졸업장을 갖고 프로에 진출했으면 하는 조언을 해주고 싶어요. 올해 2학기 복학은 안됐고, 내년을 바라봐야죠.”

스펀지 같은 흡수력


종합해보면, 주 감독은 스펀지처럼 무언가를 흡수하는 능력도 탁월한 것처럼 보인다. 선수 시절 감독의 지도력과 리더십을 눈여겨보고 준비한 건 아닌가 싶다.

선수 시절에 여러 감독님을 만났어요. 최명룡 감독님(원주 나래 시절)에게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김동광 감독님(서울 삼성 시절)에게는 가드다운 카리스마를. 유도훈 감독님(안양 KT&G 시절)에게는 소통하는 카리스마를 배웠어요. 그런데, 좋은 지도자 밑에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선수 본인이 생각을 많이 하고 경험을 많이 해야 그분들이 최고의 스승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Q.허재 전 감독도 대표팀에서 만나지 않았었나요?
허재 감독님에게는 대표팀에 잠깐 있을 때, 강한 카리스마를 배웠어요. 허재 감독님은 기억 못하실 수도 있는데, 감독님은 자기 전에 5~10분 정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자기가 마이클 조던이 된 것처럼 명상에 빠지는. 그래서 저도 자기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굉장히 많이 했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늘 그렇게 생각합니다.”

Q.그래서 지금 주희정의 농구는 어떤 것인가요?
다이내믹한 농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센터도 포스트에만 자리를 잡는 게 아니라 달리고 치고 나갈 수 있는 그런 재미있는 농구를 하고 싶어요. 올해 제가 구상한 농구의 70~80% 정도 올라온 거 같아요. 재미있는 농구를 하면 팬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프로농구 팬뿐만 아니라 대학농구 팬들도 늘지 않을까 싶어요. 어찌됐든 팬들을 위해서 재미나게 플레이를 하려고 합니다. 서있는 플레이보다는 유기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려고 합니다.”
연합뉴스 제공

야구가 투수놀음이라고 하고, 배구는 세터놀음이라고 하듯이 주 감독은 농구가 가드놀음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가드가 경기를 조율하는 역할이기에 농구는 가드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다.

솔직히 가드가 살림꾼이라 잘해야 해요. 가드가 포워드, 센터도 다 먹여 살릴 수 있는 것이고, 또 상대팀 장단점을 파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가드와 센터가 좋으면 프로에서도 6강 플레이오프에 간다고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제 소속팀은 6강에 많이 진출했던 것 같습니다. 챔피언결정전에는 많이 진출하지 못했지만, 6강 진출은 세 손가락 안에 들지 않았을까, 그런 것 같습니다.”

때론 죽기 살기로 직진


숲을 헤치고 나온 주 감독은 어쩌면 올해 가장 큰 경기와 마주한다. 오는 28일 고양체육과에서 열리는 라이벌인 연세대와의 정기전이다. 코로나19 탓에 3년 만에 열리는 만큼 각오가 대단하다. 양교의 정기전 한 경기가 뭐 그리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과거에는 그 경기 결과에 따라 감독이 옷 벗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로 해당 학교에는 중요도가 최우선시 된다. 그래서 그 대결을 앞두고 겸손을 보이는 감독은 거의 없다.

Q.경기는 자신있나요?
우선 연세대와 올해 전적은 3전 3승입니다. 상대가 배가 아플 수 있게끔 감독인 저와 선수들이 꼭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정기전은 양교 학생이 내뿜는 함성 때문에 감독과 코치의 지시가 안 들려요. 그래서 저는 기회가 나면 그냥 막 던지라고 할 겁니다. 슛 던지고 리바운드 잡고. 무조건 직진이죠. 정기전은 전술, 전략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운이 더 따르는 팀이 승리를 하지 않을까 싶고요. 아직은 저희의 운이 컸고, 그리고 학교의 상징인 호랑이의 해니까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농구 MVP 문정현. 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Q.팀 전력은 어떤 상황인가요?
이런 저런 이유로 저희는 6명, 상대는 3명이 못 뛰는 상황이에요. 박무빈, 문정현(대학농구 MVP) 선수는 지켜봐주세요. 4학년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3학년으로서 두 친구가 팀의 리더이자 벤치의 리더로서 역할을 잘해주고 있거든요. 두 친구가 얼마만큼 중심을 잡아주느냐에 따라서 경기의 승패가 좌우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문정현 선수는 특히 인사성도 좋고 태도도 좋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정말 좋아요. 코트에서 진실되게 땀을 흘리는 선수라 일취월장하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히든카드로 1학년 김민규, 신주영도 있습니다.”

높은 목표 설정과 현재에 충실


지금까지 대화만 놓고 보면 주희정 감독은 목표 의식도 뚜렷하고 도달하기까지 혹독하게 자신과 주변을 밀어붙이는 것 같다. 대학농구 정상에 섰으니 언젠가 무대를 프로농구로 옮겨 성취하려는 바도 많을 것이다. 현재의 위치에서 국내 최정상을 밟았으니 모든 게 쉬워보이는 것도 어쩌면 당연히 드는 생각일 것이라 본다. 막상 부딪히면 녹록하진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지도자로서 성공 드라마를 쓰고 싶은 건 어디에 가든 꿈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건방지다라고 하실 분들도 많이 계실 테지만, 저는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학팀에서 3년 만에 그 과정을 밟았잖습니까. 프로농구는 또 제 고향이고, 프로 생활도 오래 했기 때문에 장담은 못하겠지만 (프로팀 지휘봉을 잡으면) 2년 안에 최고의 자리에 올릴 수 있을 만큼 자신이 있습니다.”

Q.프로팀 감독 제의가 오면 수락하겠다는 건가요?
일단 정기전은 마치고 가야죠. 하하. 대학교에서 아마추어 농구를 처음 접하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그래도 프로 무대에서는 산전수전을 다 겪었으니까 그 노하우나 경험으로 만일에 감독이 된다면 2년 안에 최정상에 올릴 자신은 있습니다. 일단 먼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될 거 같아요. 그 마음을 저도 알고 있고 해법을 찾았으니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거죠.”
MBN 스포츠야 제공

마지막으로 주 감독에게 비전을 물었더니 답이 참 심플하고 명확하다. 닥치지도 않은 일에 고민하지 말고 이것저것 재지도 말고 현재에, 지금 삶에 충실하자는 것.

올해는 올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오늘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만, 내일 운동할 걸 미리 준비하면 오늘 일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냥 오늘에 최선을 다하려고 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내년에도 정상에 서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 없고 평탄하게 살아가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쉬운 길로만 간다면 그만큼 쉽게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고, 때로는 어려운 길로 가야 그만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법이다. 중요한 건 거치는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지혜와 배움을 얻고 그걸 동력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일 것이다. 주 감독은 지금까지 자의든 타의든 주어진 상황을 부정하지 않고 한 곳을 바라보고 ‘내 것으로 만들며 슬기롭게 헤쳐나온 것 같다. 앞으로도 건승을 빈다.

[국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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