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년간 아메리카노 3200원 유지한 비결…이디야 '드림팩토리' 가보니 [르포]
입력 2022-08-24 12:02  | 수정 2022-08-24 13:52
경기 평택시 이디야 드림팩토리 투어 모습. [사진 출처 = 이디야커피]

지난 23일 오전 경기 평택시 포승공단 이디야 '드림팩토리'. 생두 투입부터 이물 선별과 로스팅, 포장까지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동안 단 3명의 직원만 볼 수 있었다. 로스팅 과정이 모두 다 자동화 시스템 안에서 이뤄지다 보니 직원들이 따로 있을 필요가 없어서다. 실제로 이날 연면적 1만3064m²(약 4000평)에 이르는 공장 내 생산 시설을 구석구석 둘러보는 내내 이디야 직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중앙 조정실에서는 직원 1명이 생두 투입부터 선별, 로스팅, 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통제하고 있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곳곳에 있는 직원들은 파우더 등 생산 개선방향을 찾거나 커피를 연구하신다"며 "전자동화가 되면서 시간 단축은 물론 직원들의 편의성도 높이고 위생적으로도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2020년 4월 야심차게 문을 연 이디야커피의 자체 로스팅 공장은 이디야커피가 그동안 물가 상승에도, 타사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가격을 올릴 때도 커피값을 단 1원도 올리지 않은 비결을 보여주는 곳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3년간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3200원으로 동결해왔다.
연초 스타벅스가 가격 인상의 포문을 연 이후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이 줄줄이 커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들 브랜드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기존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됐다.
이디야 드림팩토리. [사진 = 최아영 기자]
이날 이디야커피는 공장 건립 후 처음으로 드림팩토리를 대외에 공개했다. 가격 동결의 핵심 비결 장소를 외부에 공개하게 된 건 그만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던 셈. 다만, 내부에서는 총 400억원이나 들여 지은 영업 기밀 장소이기 때문에 따로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드림팩토리에서는 먼저 세계 각지에서 수입된 생두가 자동 설비를 통해 선별기에 투입된다. 투입된 생두는 이물질 등을 걸러내기 위해 12m 높이의 전처리 시설을 통해 크기, 금속, 중량, 색상 등 4단계의 선별 과정을 거친다.
1단계는 타공판을 통해 일반적인 원두 크기와 다른 이물질을 걸러낸다. 2단계로 마그네틱 드럼(원통)을 회전시켜 자석을 이용해 생두 사이에 섞인 금속 이물질을 걸러낸다. 이어 풍압과 역회전 벨트를 통해 돌과 같은 이물질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색채 검사기에서 색상이나 명암 등 규격에 맞지 않는 결점두가 걸러진다.
전처리 공정을 마친 생두는 계량 저울을 통해 배합비율을 조정한 뒤 로스팅 과정을 거친다. 이디야커피는 세계적 로스팅 기기 제조사인 스위스 뷸러, 독일 프로밧사의 설비를 도입했다. 각기 다른 방식의 열풍식, 반열풍식의 로스터 기기를 혼합 사용해 다양한 맛과 향의 원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디야 드림팩토리 로스팅실. [사진 출처 = 이디야커피]
로스팅이 완료된 원두는 저울과 믹서를 통해 최적 비율로 블렌딩 후 충전 공정으로 이송된다. 제품의 포장 역시 충전부터 배송용 박스 포장까지 모든 과정이 전자동으로 진행된다.
드림팩토리는 연간 최대 6000t의 원두를 가공할 수 있다. 원두 외에도 스틱커피, 믹스커피, 파우더 제품도 생산한다. 최근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가격을 줄줄이 올렸지만, 이디야커피가 홀로 커피값을 동결할 수 있었던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인건비 절약은 물론 대량 원두 생산 시설을 구비해 원두값 인상분을 방어했다. 다만 생두 가격이 2배가량 올라 본사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디야커피는 이 같은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도 본격화했다. 지난해 미국, 몽골, 대만 등 커피믹스 수출에 이어 올해 초 중국 이커머스 쇼핑몰 '티몰'에 글로벌 스토어관을 열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이디야는 올해 미국령 괌에 해외 첫 매장을 열 계획도 세웠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총괄대표이사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 괌에 진출한다"며 "전세계 어디를 가던지 이디야커피를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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