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이스피싱범 파출소로 데려갔는데…"신분확인 안 해줘 4천만 원 날렸다"
입력 2022-08-16 19:02  | 수정 2022-08-16 19:32
【 앵커멘트 】
시골 마을에서 일하던 택시 기사가 수천만 원의 보이스 피싱 피해를 봤습니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경찰에 현금 수거책의 신분 확인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피해자는 그때 경찰이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돈을 뜯기지 않았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남 산청에서 11년째 택시를 운전하는 권 모 씨.

지난 5월, 가짜 금감원 콜센터로 부터 저금리 대출혜택과 관련한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 인터뷰 : 권 모 씨 / 피해자
- "6천만 원 대출을 받으려면 2천5백만 원을 일시불로 갚아야 ○○캐피털에서 제한을 풀어준다고 해서…."

그렇게 가짜 금감원 직원을 만났지만, 의심을 거둘 수는 없어 파출소로 동행하게 됩니다.


▶ 인터뷰 : 권 모 씨 / 피해자
- "파출소 직원한테 내가 현금을 전달할 상황인데 이 사람이 금감원에서 나왔다고 하니 신분만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가짜 금감원 직원은 사적 채무문제라고 주장하며 신분 확인을 피했습니다.

▶ 인터뷰 : 권 모 씨 / 피해자
- "개인 간의 일이라 하니 제가 뭐 할 이야기가 없잖아요. 파출소 직원이 그렇게 얘기하는데 제가 뭘 더 이야기하겠습니까?"

이후 피해자는 현금 2천500만 원을 건넸고 추가로 온라인을 통해 모두 4천만 원을 넘겼습니다.

경찰은 당시 피해자가 금감원이나 보이스피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해당 경찰관
- "여기 와서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 했습니다. 대출금 상환문제로 왔기 때문에 보이스 피싱이라고 생각을 못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민원인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 CCTV를 복원해 현금 수거책 검거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김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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