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전점검하다 119 실려가"…부산 신축아파트서 '인분' 나와
입력 2022-08-12 11:37  | 수정 2022-08-12 12:59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천장 수평 안 맞고 욕조 파손돼…급기야 '인분'까지 나와
폭염 경보인데 에어컨 안 틀어줘 줄줄이 응급실 실려가기도


대형 건설업체가 시공한 부산의 한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에서 인분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와 여러 하자가 발견되고, 무더운 날씨에도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입주예정자들이 실신한 사실이 전해지며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사전점검을 하러 갔는데 하자가 너무 많았고, 하자도 하자지만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며 대형 건설업체의 만행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을 작성한 입주예정자 A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아파트 사전점검 현장을 찾았다 충격에 빠졌습니다. 대형건설사에서 시공한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아파트 상태에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A씨는 창문의 유리가 누락된 곳이 다수 있고, 천장 수평도 맞지 않았으며, 욕조도 깨져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문틈이 벌어져 있는 곳도 많았고, 아파트 이곳 저곳에 폐자재가 놓여있어 신축 아파트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고도 전했습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더욱 충격적인 것은 버려진 쓰레기들 중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도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A씨는 "이게 (공사를) 다 해놓고 사전점검하자는 건지, 하다 말고 하는 건지 하자가 너무 많았다"며 "최근 논란이 있던 인분도 그대로 두고 점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A씨는 에어컨이 가장 심각한 문제였다며, 이날 부산에는 폭염 경보가 내려졌는데도 건설사에서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씨는 "하자 찾다 더위 먹어 119에 실려갔다"며 "애들은 놀라서 울었다. 나 말고도 여러 명 쓰러졌다"고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건설사 관계자가 있는 곳은 에어컨이 나오고 있었다"고 건설사 측의 이기적인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건설사 측에서는 부산일보에 "(자사) 아파트에서 사전점검 이후 접수된 하자 신고가 다른 신축 현장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많은 수준은 아니"라며 "사전점검 기간에 지적된 미비 사항은 준공 전까지 책임지고 완료하겠다"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이어 "인분은 세대 내가 아닌 승강기 샤프트 쪽에서 발견된 것"이라며 "현장 작업자가 그렇게 한 게 맞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수조사를 통해 다 치웠고 이제 그런 일은 일절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이 같은 건설사 측의 해명에도 입주예정자들과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저게 하자가 많은 게 아니라니", "세대 내가 아니면 인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소리냐", "저렇게 준비 해놓고 사전점검을 한다는게 신기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여전히 건설사에 공분하고 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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