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맬컴 X 암살' 누명 쓴 흑인, 뉴욕시에 530억 원 손해 배상 청구
입력 2022-07-15 09:14  | 수정 2022-07-15 09:30
1965년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무하마드 아지즈. / 사진=연합뉴스
맬컴 X, 1960년대 강경 흑인 배척론 펼치던 인권 운동가
흑인 아지즈, 80대 노인 되어서야 누명 벗고 청구 소송

미국의 흑인운동 지도자 맬컴 X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남성이 뉴욕시를 상대로 4,000만 달러(약 530억 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현지시각 14일 뉴욕타임스(NYT)는 뉴욕 맨해튼지검의 재조사가 이루어진 후 무죄 판결을 받은 무하마드 아지즈(84)가 이날 뉴욕시를 상대로 브루클린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전했습니다.

아지즈는 1965년 맬컴 X 암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감옥에서 20년간 옥살이를 했습니다.

맬컴 X는 이슬람 네이션이라는 흑인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강경 노선의 흑인 배척론을 펼친 인물로, 온건 노선인 마틴 루터 킹 목사와는 대척점에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이름은 원래 맬컴 리틀이었지만 백인들이 흑인 노예에게 지어주던 성(姓)인 '리틀'을 버리고 'X'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맬컴은 암살 당시 이슬람 네이션과 갈등으로 단체를 떠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연설장에서 3명의 괴한에게 총을 맞아 목숨을 잃었는데 이때 맬컴과 관계가 틀어진 이슬람 네이션의 회원 무자히드 압둘 할림과 아지즈, 칼릴 이슬람 등 3명이 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수사기관은 당시 아지즈와 이슬람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숨겼고, 결국 아지즈는 1966년 종신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당시 그는 6명의 자식을 둔 26세 가장이었습니다.

무하마드 아지즈. / 사진=연합뉴스


20년간 복역 후 1985년에 석방된 아지즈는 지난해 맨해튼 지검이 재조사 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시 법 집행 기관의 심각한 오류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무죄를 발표하며 누명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재조사는 맬컴 X 암살 의혹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누가 맬컴 엑스를 죽였나?'(2020)를 보고 사이러스 맨해튼 지검장이 착수하면서 진행됐습니다.

이후 아지즈는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뉴욕주(州)와 500만 달러(약 66억 원)에 합의했지만 뉴욕시와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입니다.

[정희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ango1998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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