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총상 60발"…교통법규 위반 흑인 청년 사망에 美 공권력 남용 논란
입력 2022-07-04 16:30 
60차례 총격을 맞아 사망한 제이랜드 워커의 변호인 측이 기자회견 후 워커의 사진을 들고 있다.[AP = 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시에서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20대 흑인 청년이 경찰들로부터 총격을 60차례 받아 즉사하는 사건이 발생해 공권력 남용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지면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한 미국에서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지 언론 등에서 나온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새벽 12시 30분께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시에서 25살 흑인 청년 제이랜드 워커가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최소 60차례 총상을 입어 현장에서 사망했다.
당시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몸에 착용했던 보디캠 기록을 공개한 스티븐 마일렛 애크런시 경찰서장은 3일 성명을 통해 "워커가 멈추라는 명령에 따르지 않아 경찰이 추격전을 벌였다"며 "그의 차량에서 총소리가 들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사건의 성격이 일상적인 교통법규 위반 단속에서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워커의 차량에서는 권총과 함께 약혼 반지가 발견됐다. 권총이 워커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숨진 워커의 변호인 측은 당시 경찰이 몸에 착용했던 보디캠 기록을 보면 "워커는 비무장 상태로 경찰을 향해 위협적인 행동을 취한 적이 없다"며 상반된 주장을 했다.
또 "총상을 입어 쓰러진 워커에게 경찰이 응급 처치를 시도하지 않고 수갑부터 채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워커가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정지 명령에 따르지 않아 차량 추격전을 벌였고 차를 버리고 도주하던 그에게 실탄을 집중 발사했다. 워커에게서는 최소 60발의 총상 흔적이 나타났다.
현재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은 백인 7명, 흑인 1명 등 총 8명으로 근무에서 제외됐으며, 과거 이같은 심각한 총격 사건에 연루된 기록은 없었다.
경찰 노조 측은 성명서를 통해 "사건에 관계된 경찰관들은 당시 사건 현장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즉각적인 위협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매뉴얼에 따라 경찰관들의 행동은 정당화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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