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축 늘어진 아이, 차례로 꺼진 휴대폰…완도 실종 가족 CCTV 보니
입력 2022-06-27 10:44  | 수정 2022-06-28 11:08

'한 달 살기 체험'을 한다며 집을 떠난 초등학생과 부모 등 일가족 3명이 사라져 경찰이 실종 경보를 발령했지만 아직까지 행방을 추정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남부경찰서는 제주도로 한 달간 체험학습을 간다고 떠난 뒤 실제로는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광주의 조유나(10)양 일가족 3명의 행적을 쫓고 있다.
조양 가족은 전남 완도군 신지면 명사십리 인근의 펜션에서 머무르다 지난달 30일 밤 11시께 이곳을 떠났다.
YTN이 공개한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조양 가족은 숙소 문을 열고 나온 뒤 엘리베이터를 탔다. 조양은 축 늘어진 채 어머니 이모 씨의 등에 업힌 상태였다. 아버지 조모 씨는 비닐봉지로 감싼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들고 이를 지켜봤다.

조양의 부모는 인근 주차장에 있는 은색 아우디 승용차 뒷자리에 아이를 태우고 차를 탄 뒤 어디론가 향했다. 이후 2시간 뒤인 31일 오전 1시쯤 펜션 인근에서 조양과 어머니 휴대전화가 꺼졌다. 3시간 뒤인 오전 4시에는 차로 7분 거리인 송곡선착장에서 조양 아버지 휴대전화가 꺼졌다.
조양 가족이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머문 펜션의 관계자는 조양 가족이 풀빌라를 이용하는 다른 투숙객과 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통 풀빌라는 온수 사용료를 별도로 내고 이용하는데, 이들은 직원에게 온수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를 동반한 풀빌라 가족여행에서 수영장을 이용하지 않은 점은 의구심을 자아냈다.
또 조양의 어머니가 가끔 먹거리를 사러 숙소 밖으로 나왔을 뿐, 나머지 가족은 거의 나오지 않고 방 안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광주 남구에 거주하던 조양 가족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가족끼리 교외 체험학습을 떠난다고 학교 측에 신청했다. 학교 측에는 행선지를 제주도로 밝혔다.
학교 측은 조양이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16일 이후에도 등교하지 않고 부모와도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조양의 부모는 30대 중반으로, 지난달 말 컴퓨터 관련 사업체를 폐업한 뒤 현재는 재직 중인 직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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