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평양돋보기] 간판만 '북한식 무상치료'…의사에게 뇌물 줘야
입력 2022-06-15 19:00  | 수정 2022-06-15 20:41
【 앵커멘트 】
북한은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조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평양돋보기에선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외교안보팀 김문영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김 기자, 북한은 코로나19 방역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공언하는데,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의 발표를 믿지 않고 있어요. 왜 그런가요?

【 답변 】
북한은 지난달 15일 기준 40만 명 가까이 급증한 발열자가 지난달 30일 10만 명, 오늘 발표로는 2만 명대로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같은 발표를 믿지 않고 있는데, 이유는 바로 사망자 숫자 때문입니다.

북한의 발표에 따르면, 누적 발열자 수가 453만 명이 넘는데, 지난 11일 기준 발표한 누적 사망자는 단 72명뿐입니다.

치명률을 계산해보면 0.002% 인데, 참고로 백신 접종을 한 우리나라의 경우도 치명률이 0.13% 수준이어서 북한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 질문1-1 】
북한이 이달 중에 코로나19 종료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실제 북한 주민들 생활은 어떤가요?


【 답변 】
네, 통일부가 북한이 이달 중 코로나 위기가 해소됐다고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죠.

대외 선전용으로 발표는 가능할 겁니다.

다만 실제 북한 내부에서는 "적들의 코로나 비루스 전파 책동을 짓부수자"며 선전전을 펼치고, 간부들을 다그치는 모습을 볼 수 있고요.

지난달 12일부터는 전국 지역을 급하게 봉쇄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에 허덕였고, 지난달 29일부터는 평양 등 이동 통제를 완화했지만 여전히 식량 위기가 큰 걸로 전해졌습니다.

▶ 인터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위원
- "식량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하루 식량 구입 시간을 주고 두 달 이동 통제에 들어갔고요. 그러나 북한에서 취약계층은 하루 가지고 식량 구입이 불가능하거든요. 상당수의 사람들이 아사 위기에 직면했고, 실제로 희생자도 발생했고요."

한국국방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북한이 올 들어 발사한 33발의 미사일 비용 5천 억원가량이면 북한 전 주민에게 화이자 백신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2 】
환자가 발생하면 북한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우리의 건강보험과 같은 의료체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답변 】
있긴 합니다. 북한의 의료체계는 무상치료제, 그리고 의사담당구역제로 구성됩니다.

무상치료제란 모든 병원비와 약값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고요.

또, 의사담당구역제란 1명의 의사가 일정 구역 내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제도인데요.

하지만, '고난의 행군'을 거친 뒤, 대북제재 등으로 의약품이나 장비의 수입마저 막히면서 이는 모두 유명무실화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 질문3 】
그렇다면 사실상 치료가 힘들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 답변 】
무상치료에 대해 정부 지원이 없다보니 의사나 간호사들의 생계도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환자들이 진료를 받으려고 술이나 담배 같은 뇌물을 의료진에게 제공해야 하고요.

또, 수술을 할 때 병원에서 필요할 거즈나 붕대 같은 의료품도 환자가 장마당에서 구매해 가야지만 치료가 가능합니다.

▶ 인터뷰(☎) : 조충희 / 굿파머스 연구소장 (탈북민)
- "(북한에서) 수술대에서 내려올 때 거즈를 미처 가져오지 못해서 사람을 보내서 가져올 때까지 손으로 (수건을) 대고 있었거든요."


【 질문4 】
돈이 없는 사람들은요?


【 답변 】
병원에 갈 수가 없으니 주민들은 민간요법이나 대증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요.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은퇴한 의사나 무자격 의료진에게 치료받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장마당을 통해 구하는 약의 종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약물 오남용도 심각합니다.

▶ 인터뷰(☎) : 김지은 / 대한여한의사회 법제이사 (탈북민)
- "북한 사회가 많이 어려워지고 병원에 약이 없다 보니까 마약 같은 것들을 사용하게 되면 아픔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것 때문에 아편이 또 많이 유통이 되고…."

주민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이 치약이나 허리띠 같은 생필품 품질을 놓고 간부들에게 호통을 친 거군요. 불만을 좀 다독이는 차원에서 말이죠.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 nowmoon@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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