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최종건 "문재인·바이든 만남도, 통화도 美 선제안"
입력 2022-05-24 10:36  | 수정 2022-05-24 10:40
문재인 전 대통령(왼),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 / 사진 = 연합뉴스
"만남은 2월 초, 통화는 지난 20일 먼저 제안"
지난 21일 저녁 6시 50분쯤부터 10분간 통화 이뤄져
"외교사 처음 있는 일", "매우 의미 있는 선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이 만남이 불발된 이후 이뤄진 통화에 대해 "미국 측이 먼저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당시 통화 자리에 배석했던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은 24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께서 우리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라도 하시고 싶었는지 금요일 날 전화 제안이 왔다"고 밝혔습니다.

최 전 차관은 구체적으로 "일정을 여러 번 조율하다가 만남이 불발된 것이 아마 목요일로 기억된다"며 "현 정부와의 회담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현 정부와의 세부 일정이 정해지고 나면 우리와 시간을 정하자고 했고 기다리고 있었던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만남이 불발된 대신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10분 간의 통화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최 전 차관은 "토요일로 통화 스케줄을 잡고 진행했다. 그 시각이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정상회담 일정을 모두 마친 대략 한 6시 50분이었다"며 "그 때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약 10분 간 통화를 했다. 우리 문 대통령께서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주거니 받거니 안부를 나눴고 특히 문 대통령은 퇴임 인사를 재임 중에 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는데 이렇게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어서 고맙다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정확하게 2021년 5월 21일 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것을 상기하셨다"며 "두 분은 공식 회담은 한 번 했지만, G7 그리고 기후변화정상회의 등에서 서로 여러 번 조우하셨기 때문에 격의 없이 편안하게 두 분이 말씀을 나누셨다"고도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차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1일 오후 약 10분간 통화했다 / 사진 = 윤건영 의원실 제공


아울러 '스피커폰' 통화 상황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현직이었을 때는 이어폰을 꽂고 했지만 아직 사저에 통화를 할 정도로 시설을 완벽히 만들어 놓지 않았다"며 "또한 벌써 퇴임 후 외교 활동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어서 스피커폰으로 했다. 요새 전화기가 워낙 좋으니 음질은 별 문제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최 전 차관은 이번 통화에 대해 "방한한 미국 대통령이 그 직전 전임 대통령과 일종의 소통을 하자고 한 건 우리 외교사에 처음"이라며 "대선이 있기 전에 미국 측이 방한할 가능성이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한 번 만나고 싶다라는 전갈이 왔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측에서 먼저 만남을 제안했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같은 날 YTN 라디오를 통해 "(두 사람의 통화는) 매우 의미 있는 선례다. 유럽 선진국에서 가끔 볼 수 있었던 장면"이라며 "개인적 희망으로는 앞으로도 이런 전통이 생겼으면 좋겠다. 의미 있는 선례들이 하나 둘 쌓이면 국격이 높아지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5월 22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매일경제


앞서 지난 21일 저녁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약 10분 간 통화를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마치고, 공식 만찬에 참석하기 전에 진행된 통화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첫 방한을 환영하고 퇴임 인사를 직접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통화를 할 수 있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인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좋은 친구'라고 부르며 "1년 전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동맹 강화에 역사적인 토대를 만든 것을 좋은 기억으로 가지고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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