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재갑 "원숭이 두창, 코로나처럼 전파력 강한 수준 아니다"
입력 2022-05-23 13:34 
1996~1997년 콩고에서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환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이에 대해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강한 수준은 아니며 두창(천연두) 수준에 비해서는 전파력이 매우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3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람에게 유행하는 천연두의 경우 감염재생산지수가 3에서 6 정도다. 코로나19에 준하는 정도의 전파력을 가지고 있기는 한데, 원숭이두창은 그 정도의 전파력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보통 '에피데믹'이라는 표현을 쓴다. 국소적으로 유행이 되는 상황 정도일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국내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프리카와 우리나라가 교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아주 많지는 않다. 아프리카에서 직접 들어올 가능성은 있지만 크지는 않다"며 "다만 현재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은 영국, 미국, 스페인 등을 중심으로 발생을 하니까 국내에도 일부 사례가 들어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코로나19 안정 상황이 되면서 유럽이나 미국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백신과 치료제에 대해 "2018년에 허가된 치료제로 천연두에 허가된 약이 있고, 원숭이두창에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에 비해 많은 국가가 예전에 두창 백신들을 보관해서 냉동한 상태로 비축을 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는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알려진 원숭이두창은 최근 유럽과 북미 등 세계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보고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영국, 미국, 호주 등 12개국에서 92건이 발견됐고, 28건의 의심 사례가 나왔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1958년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1970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처음 나왔고, 이후 줄곧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발병해왔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수포성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통상 몇 주 안에 회복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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