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군 성추행 피해' 故 이예람 중사 1주기…특검 수사 본격화
입력 2022-05-20 14:45  | 수정 2022-05-20 14:56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추모식에서 신옥철 공군참모차장이 고인의 영정을 향해 경례하고 있다. 2022. 5. 20. / 사진 = 연합뉴스
공군참모차장, 여·야 의원, 생전 동료 등 참석
이 중사의 극단적 선택 후 본격화된 수사
부실수사 의혹 관계자·지휘부 모두 불기소 상태
'이예람 중사 특검법' 통과…유족, 특검 수사 기대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이 중사의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추모식에는 신옥철 공군 참모차장, 박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진선미·박주민·김용민·김영배 의원,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이 중사의 생전 동료 등이 참석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그립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영정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추모소에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들과 꽃다발, 네티즌의 추모 메시지를 모아 놓은 보드 등이 놓여 있습니다.

유족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1년 넘게 이 중사의 장례를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2차 가해와 부실수사의 책임자가 아직 처벌을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중사를 죽음으로 내몰은 부실한 초동수사


고(故) 이예람 중사 영정들 / 사진 = 연합뉴스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작년 3월 2일 선임 부사관 장 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이 중사는 피해 사실을 즉각 신고했지만 군은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건 은폐를 협박하거나 2차 가해 등을 저질렀습니다.

결국 지난해 5월 21일 이 중사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당일이자, 본인 요청으로 15비행단으로 전속한 지 사흘 만이었습니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 중사가 사망한 이후 언론을 통해 사건이 공론화되고 나서야 움직였습니다. 작년 6월 공군으로부터 해당 사건을 이관해 4달간 재수사를 벌였고, 그 결과 총 38명에 대한 형사 입건 및 인사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초동수사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 관련자나 2차 가해자들은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검찰은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예람 중사 특검법' 통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가운데)이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조사를 위한 특검 임명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가장 오른쪽은 이 중사의 부친. 2022. 4. 27. / 사진 = 연합뉴스


올해 4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군 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특검법)'이 통과됐습니다. 이 중사가 사망한 지 330일 지난 뒤였습니다.

특검법이 통과되면서 내달 본격화될 특검 수사에서는 최초에 사건을 수사했던 20비 군사경찰과 군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 규명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이 중사의 부친은 "지난 1년 동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아픔을 겪었다"며 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모두가 힘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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