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강용석, 김은혜에 "당적 뺀 '이름만 여론조사'로 단일화하자"
입력 2022-05-15 10:29  | 수정 2022-05-15 10:33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오) / 사진 = 연합뉴스
양자 TV토론 3회 후 1회 여론조사 조건
강용석 측 "우파 후보 단일화 하자" 제안

경기도지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용석 후보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우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습니다.

강용석 무소속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어제(14일) '우파 후보 단일화에 찬성합니다'라는 글을 강 후보 SNS에 올려 "단일화 조건은 양자 TV 토론 3회 후에 당적을 뺀 이름 만을 넣고 1회만 여론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고 결과에 따라 승복하고 선거 운동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강 후보 측은 "강 후보의 기본 입장은 강 후보가 대변하고 있는 자유 우파 세력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의 지지율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라며 "단일화도 아니고 중도 하차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강 후보는 그 이상의 (단일화) 조건을 내 걸 생각도 없고, 뒤에서 다른 걸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강 후보는 위와 같은 단일화 방법 외에는 개표 결과를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진 다른 글에서 강 후보는 "TV 토론 3회란 강용석-김은혜 양자 TV 토론을 말한다"며 "선거 운동 기간 내 법정 TV토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무소속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앞서 강 후보는 당초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하려 했지만 국민의힘은 지난달 7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강 후보의 복당을 불허했습니다. 강 후보는 즉각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고 반발하며 입당 불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지 못하게 된 강 후보는 무소속으로 경기도지사 자리에 출사표를 던졌고, 경기도지사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을 알아 본 여론 조사에 5% 정도의 유의미한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강 후보의 지지율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토론회 방송이 전파를 타는 것을 막기도 했습니다. 케이블TV SK브로드밴드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출연한 토론회 방송을 내보내려고 하자 강 후보는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왼쪽),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4일 각각 경기북부 지역을 돌며 후보등록 후 첫 주말 선거전을 펼쳤다 / 사진 = 연합뉴스


수원지법 민사31부(김세윤 부장판사) 지난 9일 "도내 일부지역이 아닌, 전체지역 거주민을 대상으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강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평균 7%에 이르는 등 초청 기준인 평균 지지율 5%를 상당히 초과했다"며 "채권자(당시 강 예비후보)는 올해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5회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5.6%의 평균 지지율을 얻어 채무자 (SK브로드밴드) 측이 설정한 후보자 초청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인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토론회 주최자들이 채권자를 초청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채권자의 평등권, 공직선거법 상 토론회 참여권 및 유권자들의 알 권리 등을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중계하거나 녹화 방송 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에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4월 말에는 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아무리 표가 아쉬워도 지켜야 할 선을 지킬 것"이라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경기도민 분들께서 맞다고 생각하시는 그 시선을 따라갈 것"이라고 다소 누그러진 발언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당시 김 후보는 '경기도민의 시선이 단일화를 주문하면 하겠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누가 경기도를 위해서 준비해 왔고, 누가 경기도를 위해서 더 나은 대안을 얘기하고 잘 살 수 있게 해주는 후보냐는 면에서 제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없었지만 긍정적인 의중을 비쳤습니다.

김 후보는 강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보수 표를 빼앗길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강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받아 들일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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