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노벨평화상 수상' 기자 노린 페인트 공격…러 정보기관이 배후"
입력 2022-04-29 17:22  | 수정 2022-04-29 18:06
페인트 공격을 받은 러 언론인 / 사진=연합뉴스
美 정보기관 "러 정보 요원 공격 획책 확인"
근거는 보안 이유로 제시 안해
러 언론인, 얼굴·상반신·팔 등에 붉은 페인트 뒤집어 써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기자를 노린 페인트 공격의 배후를 러시아 정보기관으로 특정했다고 현지 시각으로 어제(28일) 워싱턴포스트(WP)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러시아 정보 요원들이 지난 7일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 드미트리 무라토프(60)를 노린 공격을 획책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는 보안 사안이라는 이유로 이같은 판단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7일 모스크바에서 사마라로 기차를 타고 가던 무라토프에게 정체불명의 한 남성이 미리 준비한 붉은 페인트를 퍼부었습니다.


이로 인해 무라토프는 얼굴과 상반신, 팔 등에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썼습니다. 그가 있던 침대칸도 붉게 얼룩졌습니다.

다음날 러시아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과 관련된 인물인 30대 남성 한 명을 붙잡았으며, 공범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인물도 추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체 조사에 나선 노바야 가제타는 체포된 인물이 직접 페인트 공격을 한 남성이 아니고, 그가 현장에서 카메라로 범행 장면을 찍은 공범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우파 성향의 재향군인 단체를 운영한 이력이 있다며 니콜라이 트리포노프(41)를 범인으로 꼽았습니다.

최근 러시아에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이 이러한 '묻지마 공격'의 표적이 되어 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무라토프가 운영하는 신문사에서도 여기자 2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이같은 공격이 계속되고, 당국의 압박까지 이어지자 무라토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때까지 신문 발간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푸틴의 전쟁'이라고 비판해온 무라토프는 러시아 언론 규제 당국에 2번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언론 매체가 1년 안에 규제 당국의 경고를 두 번 받을 경우 법원이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한편 무라토프는 1993년 마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 설립했으며, 1995년부터 현재까지 편집장을 맡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해온 그는 독재에 맞선 노고를 인정받아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