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커스M] 15kg 등짐펌프 메는 75살 산불감시원…"젊은 사람들은 잘 안 해"
입력 2022-03-22 19:20  | 수정 2022-03-22 20:13
【 앵커멘트 】
'산불감시원' 또는 '산불진화대'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산불 발생 위험이 큰 곳을 감시하고, 불이 나면 15kg이 넘는 등짐펌프를 메고 산에 올라 불을 끄는 일도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65세 이상의 고령자라고 하는데, 왜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안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얼마 전 산불이 발생한 부산의 아홉산입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산불은 지난 2일 시작돼 재발화를 거듭하다 9일 만에 완전히 꺼졌습니다.

산불이 되살아나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산불감시원 한종국 씨입니다.

8년차 산불감시원인 67살 한 씨는 등짐펌프를 메고 직접 산불 현장에 투입돼 진화활동을 벌였습니다.


▶ 인터뷰 : 한종국 / 부산 금정구 산불감시원
- "불이 나면 일단 불이 난 꼭대기까지 등짐펌프를 지고, 갈퀴를 휴대하고…."

산불감시원 외에도 산을 지키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충북 청주시에서 근무하는 74살 이병원 씨는 산불진화대원입니다.

청주시에 소속된 산불진화대원은 75명, 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75살입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산불감시원들이 사용하는 개인용 소화 장비인 등짐펌프입니다. 이렇게 물을 가득 채우면 무게가 15kg이 넘습니다."

이병원 씨도 73살의 나이에도 이런 등짐펌프를 메고 2.7km를 25분 만에 완주하는 체력 검정을 통과했습니다.

▶ 인터뷰 : 이병원 / 충북 청주시 산불진화대원
- "체력검증을 통해 진화대에 발탁된 만큼 본인의 의지만 확실하다면 현장에 투입돼서 젊은이들 못지않게 열심히…. "

산불진화대원으로 일하는 70대 이병원 씨처럼 충북 도내의 진화대원 중 65세 이상이 41%나 됩니다.

임금도 적고, 근무 기간도 일시적이다 보니 60대 이하는 참여율이 낮은 게 현실입니다.

▶ 인터뷰 : 김재강 / 부산 산불감시원(69세)
- "체력이 따라 줘야 산에도 올라가고, 산에 못 올라가면 불을 끌 수 없으니…. 젊은 사람들은 6개월 (일)하고 할 수 없으니…."

고령의 지원자가 많다 보니 체력 검정을 받다 지난해에만 지원자 4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선발 과정에서 사망 사고가 잇따르는데다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임무를 고려해 나이 상한선과 함께 신체 조건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지만, 산불 감시와 진화 대원이 부족해 고령자 한 명도 소중한 상황입니다.

산불 감시원과 진화대원의 근무 기간을 늘려 안정적 직업을 보장하는 등 처우를 개선해 젊은층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포커스M이었습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오현석 VJ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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