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언론에 첫 공개된 광주 붕괴사고 현장…"폭격 맞은 듯 처참"
입력 2022-01-23 09:33  | 수정 2022-01-23 09:35
붕괴 건물 내부 모습 속 앙상하게 남은 철근 / 사진 = 연합뉴스
갈라지고 부서진 흔적 고스란히 남아

광주아파트 붕괴사고 대책본부가 어제(22일) 내부 현장을 처음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광주소방본부 긴급구조통제단의 안내에 따라 취재진이 목격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201동 신축 사고 현장은 곳곳이 부서지고 갈라져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공사장 외부엔 당시 공사때 사용한 위험 작업현황판, 전기선, 안전모걸이 등 공사 비품이 쌓여 있었고, 1층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공중엔 희뿌연 시멘트 분진이 한가득 날렸습니다.

취재진은 성인 2명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만큼 1m 너비의 비좁은 계단을 통해 무너진 상층부로 향했습니다.


상층부 본격 수색을 대비해 마련된 20층 전진지휘소를 지나 23층에 도착하니, 내부 거실은 커다란 구멍이 뚫려 바깥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아찔한 모습이었습니다.

천장과 바닥이 겹겹이 무너져 내리고 철근이 뒤엉킨 현장엔 20~30㎝의 콘크리트 더미가 쌓여 있었습니다.

붕괴 건물 내부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상층부로 향할수록 처참한 붕괴 현장이 드러났습니다. 25과 26층의 경우 외벽이 무너져 내려 정확한 층을 구분하기 힘든 정도였습니다.

꼭대기층인 39층엔 붕괴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타설' 작업 현장이 그날의 처참함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콘크리트 곳곳엔 실금이 가 있었고, 한 쪽은 양생이 덜 돼 발을 딛기에 위험했습니다.

낭떠러지처럼 끊겨버린 붕괴 지점 주변은 구조대원들이 특수 갈고리를 이용해 정리한 뒤 접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정해 노란 안전선을 그어둔 곳도 있었습니다.

구조대원이 잔해물을 치우고 안전선을 그려놓은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이는 실종자 수색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혹시나 구조대원이 잔해물에 발을 잘못 디뎌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한 조치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타워크레인 해체 등 붕괴 건물 안정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잠시 중단된 상태입니다.

소방당국은 안전성이 확보되는 대로 인명 수색 활동을 재개한다는 계획입니다. 소방 관계자는 "안전 문제로 수색대 역시 진입할 수 있는 인원에 제한을 두고 있다"며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사고 현장에서는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201동 39층 옥상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 등이 무너져 내려 사고 12일 째인 어제까지 5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지하 1층 난간 사이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실종자 1명은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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