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파트 배기관 타고 오미크론 전파?…홍콩 당국 소개령
입력 2022-01-13 10:49  | 수정 2022-01-13 11:08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기관 통한 수직 전파 가능성
아파트 주민 전원 격리시설로

홍콩의 한 아파트에서 화장실 배기관을 통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수직 전파된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창문 닫고 생활…6층 거주자 감염 후 9층 거주자 확진

오늘(13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홍콩 보건당국은 전날 노스포인트의 한 아파트 건물 14가구에 대해 소개령을 내리고 주민들을 정부 격리시설로 보냈습니다. 소개령은 공습이나 화재 등에 대비하기 위해 한곳에 집중되어 있는 주민이나 물자, 시설물 등을 분산시키는 명령을 뜻합니다.

이후 현장 조사에 나선 전염병 권위자 위안궈융 홍콩대 교수는 배기관을 통한 오미크론 변이 수직 전파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6층 거주자 2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후 9층 거주자 1명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아파트가 외벽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9층 주민은 모든 창문을 닫고 생활하고 있었으며, 화장실을 사용할 때만 환풍기를 가동했습니다.

이에 위안 교수는 "그런 상황에서 화장실 배기관 속 공기가 실내로 유입되기 쉽다"며 "조사 결과 9층 주민 화장실의 U자형 배기관이 말라 있었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퍼져나갔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홍콩에서는 지난 9일에도 타이포 지역의 19가구가 사는 한 아파트에 대해 같은 이유로 소개령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

위안 교수는 "나흘 새 수직 감염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두 건 나타난 것은 오미크론 변이가 매우 강한 수준으로 전파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스 때도 아파트 파이프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제기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앞서 홍콩에서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과 코로나19 초창기였던 2020년 2월에도 아파트 건물의 파이프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2003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스에 걸린 남성이 화장실을 쓰고 물을 내리면서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형성됐습니다. 이후 윗집 사람이 환풍기를 가동했을 때 U자형 배관이 말라서 공기가 통하는 윗집 욕실 바닥 배수구 등을 통해 실내로 에어로졸이 퍼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에어로졸은 공기에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로, 보통 지름이 1㎛(100만분의 1m)에 불과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방울(비말)보다 훨씬 작습니다.

한편, 어제(12일) 홍콩 위생서 위생방호센터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명 늘어 누적 13,002명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에서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백신 대량접종을 개시한 이래 지난 10일까지 전체 인구의 74.7%인 503만 명이 최소 한 차례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백신을 두 번 접종한 인구는 69.8%인 470만 명이며, 3번째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은 54만3천864명입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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