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다음엔 백신 맞고 와야 준다"…PCR 검사자 '거지' 취급한 식당
입력 2022-01-12 09:36  | 수정 2022-01-12 09:42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정부 정책에 따른 건데..." 분노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가 식당을 방문했다가 백신을 왜 맞지 않았냐는 핀잔을 들었다며 분노했습니다. 정부 정책에 따라 PCR 검사 음성 결과를 보여주고 음식을 먹으러 갔지만, '거지' 취급을 받았다는 게 분노한 이유입니다.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지난 10일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자신도 자영업자라고 밝힌 A씨는 "너무 힘든 요즘이라 하루 정도 힐링해야겠다 생각하고 자주 다녔던 들깨 칼국수 집을 오랜만에 방문했다"며 당시 기억을 회상했습니다.

A씨는 "부모님께서 백신 접종 후 뇌경색이 오고, 현재까지 부작용 증세가 있다"며 "저 또한 백신을 맞으려다 혹여 저까지 그러면(부작용이 생기면) 부모님은 누가 챙기고 생계 또한 걱정되어 접종을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러던 중, 식당에 방문해 QR검사하고 PCR 검사를 보여주니 '미접종자네요? 왜 아직도 안 맞았대?'라고 했다"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모님 이야기하기 싫었지만, 상황 이야기를 하니 표정이 썩 좋지 않았고, 반찬을 틱 던지면서 '오늘은 그냥 줄 테니 다음엔 백신 맞고 와야 준다'고 말하며 가버렸다"고 분노했습니다.

1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 입구에서 이용객들이 방역패스 인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 대형마트ㆍ백화점 등 대형점포에 방역패스 의무 적용은 계도기간을 거쳐 17일부터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저도 자영업을 하지만 정부 정책대로 (PCR 검사) 하고 와서 먹는 건데, 무슨 거지 동냥하는 사람처럼 (대한다)"며 "내가 공짜로 먹는 거냐"고 반문했습니다. 이후 기분이 상한 A씨는 음식을 먹지 않고 식당을 나왔습니다. A씨는 "따지고 나오고 싶었지만 식사하시는 분들이 많아 그 분들까지 피해주고 싶지 않았다"며 "그런데 아직까지 기분이 좋지 않아 여기에라도 하소연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아울러 A씨는 "오늘 이 기분을 느껴보니 PCR 검사하고 오시는 손님들 한 분 한 분에게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자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일 테니"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현재 정부 지침 상,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방역패스 유효 기간이 지난 사람은 접종불가 사유서나 48시간 안에 발급 받은 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면 방역패스가 적용된 시설이라도 출입이 가능합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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