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90만원에 번호 6개 찍어드려요"…로또 사기, 2년새 3배 폭증
입력 2022-01-02 09:18 
[사진 = 이승환 기자]

90만원을 주고 가입했는데 그 흔한 5등도 된 적이 없다. 1년 안에 1등 당첨되게 해준다며 100만원을 더 뜯어갔다. 담당자에게 전화했더니 퇴사했는 둥, 휴무라는 등의 핑계를 댄다. 당첨이 안 되면 현금으로 돌려준다고 했는데 기간이 지나 돌려달라고 하니 입을 싹 씻고 1년 연장해주겠다고 한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로또 번호 추천 사기와 관련한 피해 사례들이다. 당첨 확률이 높은 로또 번호를 알려주겠다면서 고객의 돈을 뜯어내는 사기가 최근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번호 추천 서비스와 관련한 피해 상담건수는 총 2203건을 기록했다.
이는 불과 2년 전인 2019년 903건에 비해 2배 가량이나 급증한 숫자다. 2203건의 피해 사례 가운데 '계약 취소 지연·거부 및 위약금 과다' 유형이 1972건으로, 89.5%를 차지했다.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 환불을 요청했을 때 이를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2200건이 넘는 상담건수 가운데 실제 피해구제 신청으로 이어진 것도 325건에 달했다. 이 역시 2019년 89건에 비해 3배 이상 폭증했다.

로또 번호 추천 서비스는 역대 당첨번호를 분석해 과학적 통계를 기반으로 예상 당첨번호를 알려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당첨 확률이 높은 로또 번호를 찍어준다는 명목으로 수십만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로또 번호 추천 서비스가 사실상 사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장원철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번호를 무작위로 뽑는 것이기 때문에 예측할 수가 없다"며 "당첨 패턴이 보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끼워 맞춰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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