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준석 내부총질 선넘었다 [핫이슈]
입력 2021-12-29 08:34  | 수정 2021-12-29 09:46

이런 대통령 선거판은 경험한적도 들어본적도 없다.
대선후보들의 발목을 잡는 야당과 집권여당의 당대표 리스크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는 내부총질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황당 실언으로 자기당 대선후보 발목을 잡고 있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압도적인 정권교체 여론에 도취된 야당은 그야말로 자중지란이다.

이미 정권을 다잡은것처럼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와 이준석 당대표측간 권력과 자리다툼이 살얼음판 위를 걷듯 위태롭다.
감정싸움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원팀으로 제대로 대선을 치뤄낼 수 있을지조차 현재로선 불확실해보인다.
백척간두 위기상황인데도 당대표 이준석은 국민의 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화가 날만한 상황이기는 했다. 당대표를 무시하는 발언에 피가 거꾸로 솟았을 것이다.
이 대표 면전에서 "내가 왜 당신 지시를 받느냐. 나는 (윤석열)후보 말만 듣는다'는 막말을 한 선대위 전공보단장 조수진 의원이 백번 잘못했다.
윤후보 책임도 크다. 조의원을 질책해야 했는데 "그게 민주주의"라며 수수방관해 일을 키웠다.
그렇다고 이 대표가 선대위 상임공동위원장직서 사퇴한건 '오버'다.
여하튼 사퇴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니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더 이해하기 힘든건 사퇴후 행보다.
윤후보측과의 이견과 갈등을 연일 중계방송하듯 여과없이 노출시키고 있다.
당의 대선후보를 '디스'하는 발언도 멈추지 않고 있다.
자신이 당대표라는 사실조차 까먹은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알랑거려서 정치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대표가 당 대선후보와 기싸움을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 "윤 후보는 배트맨이 아니라 고담시 경찰국장이 돼 버렸다"고 했다. 배트맨이 아니니 '조커' 이재명을 못이긴다는거다.
설마 본인을 '배트맨'으로 생각한것 아닐것이라고 믿지만, 자신이 안도와주면 선거에서 질거라는 겁박처럼 들린다.
이전에도 이대표는 '윤후보는 정치 초보자' 라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
'나와 김종인이 다 알아서 해줄테니 후보는 그냥 따라오면 된다'는 식인데 대선후보를 모욕하는 행태다.
윤 후보의 대선 출사표인 '공정과 상식'에 대해 "반례 하나만 나오면 무너지는 위험한 슬로건"이라고 폄훼했다.
다분히 윤후보 아킬레스건인 처가 리스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노골적인 내부총질이자 이적행위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뗐으니 세대결합론은 사실상 무산됐다"고도 했다. 자신이 선대위에서 나왔으니 젊은층 지지도 사라질 것이라는 오만한 인식이다.
당무는 당대표가 하지만 대선은 대선후보 중심이 되는게 맞는다.
그런데도 당대표가 대선후보가 타격을 받든 말든 분풀이를 하고 재를 뿌리는 모양새다.
정권교체라는 대의와 대선승리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다.
오죽하면 이대표와 밀접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당 대표는 선거 승리를 이끌어 갈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라고 경고했겠나.
송영길 대표는 잇딴 말실수로 이재명 후보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이후보 음주운전 이력에 대해 "음주운전은 물론 잘못했지만 다 공익적 활동을 위해 뛰었던 것"이라며 감싸려다 되레 여론의 역풍만 초래했다.
어떤 이유로도 음주운전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내편의 죄는 죄가 아니라'는 식의 생떼를 쓰니 내로남불 위선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이 후보 음주전과 사실만 또 한차례 유권자 머리에 아로새겨졌다.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 반말을 문제삼은건 한마디로 코미디다.
"김씨가 사석에서도 윤 후보에게 반말을 한다더라. 집권하면 실권을 최순실씨 이상으로 흔들 거라고 우리가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대체 부부간 반말을 쓰는것과 국정수행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나. 이런 논리비약의 근거는 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시대착오적 남존여비 조선시대도 아니고, 부부간 반말이 그렇게 문제 삼을 일인가.
꼬투리 잡을게 없으니 별걸 다 트집을 잡고 억지를 부린다고 볼수 밖에 없다.
이후보 아내 김혜경씨도 예능프로에 나와 반말을 했다.
송대표의 습관적 말실수는 한두번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6월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때 "대포로 안 쏜 게 어디냐"는 핵폭탄급 실언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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