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리라 가치 폭락, 터키 외환위기에 '누텔라' 공급 차질
입력 2021-12-21 10:05  | 수정 2022-03-21 11:05
터키, 세계 최대 헤이즐넛 생산지…누텔라 생산에 타격
리라 가치 폭락으로 수입자재 가격 폭등·인건비 상승, 경작농 부담 증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 인하 단행으로 터키 외환위기 재점화

터기 외환위기로 인해 일명 '악마의 잼'이라 불리는 헤이즐넛 스프레드 누텔라가 공급난을 겪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헤이즐넛 생산지인 터키의 외환위기로 공급에 차질을 겪으면서 누텔라 생산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터키는 전 세계 헤이즐넛 생산의 70%를 담당하고 있으며 헤이즐넛 생산농만 약 400만 명에 이릅니다.

터키의 위기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비정통적인 경제정책의 여파로 인해 찾아왔습니다. 터키는 높은 물가 상승 속에서도 터키중앙은행(TCMB)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터키 리라 가치는 올해 들어 반토막이 나며 심각한 가치 폭락을 맞이했습니다.


리라 가치 폭락은 헤이즐넛 경작농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헤이즐넛 생산에 피료한 비료, 종자, 살충제 등의 수입자재 가격이 폭등해 작황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헤이즐넛 가공공장들은 유가·전기비 상승으로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데다 포장·운송비용도 치솟아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터키 정부가 21%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최저임금을 50% 인상하기로 결정하며 임금도 대폭 올라갈 전망입니다.

터키 헤이즐넛 농가에 인건비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농가는 더 가난해지고, 헤이즐넛 농장 수확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헤이즐넛을 원료로 쓰는 누텔라는 원료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누텔라 가격도 치솟고 있습니다.

터키 업체들을 상대하는 뉴욕의 컨설턴트 투루간 쥘피카르는 "전세계가 이제 막 헤이즐넛 품귀난에 들어서고 있다"며 "누텔라 팬이라면 다음 번 장을 보러 갔을 때 일단 쟁여 둬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자는 죄악이라고 주장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종용으로 TCBM이 치솟는 물가 속에서도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터키 외환위기는 지난달 다시 재점화됐습니다.

이는 리라 폭락으로 연결됐습니다. 리라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린 11월 한 달에만 30% 폭락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 확대라는 단기 효과를 내고 있기도 합니다.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3.4% 폭증해 21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수입 물가는 폭등하고 있습니다. 헤이즐넛 농가가 쓰는 비료 가격도 1년 전 t 당 215 달러에서 현재 650 달러로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터키 농가들은 생산량 감축 여파로 이탈리아, 조지아, 미국 등에 헤이즐넛 시장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입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