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재명 삼행시' 논란 히말라야 원정대, 내년 등반 중단 위기
입력 2021-12-20 15:41  | 수정 2022-03-20 16:05
"도민 세금 지원 받았는데..." 정치적 중립 논란
원정대 핵심 멤버 자격 정지 1년 중징계 내려져
원정대 지원 예산 4,500만 원 전액 삭감돼

산 정상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은 충북 히말라야 원정대가 정치적 중립 논란에 휩싸인 뒤 충북스포츠공정위원회가 회원 자격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조철희 대장이 징계를 받은 점, 4,500만 원 예산 전액 삭감 등 악재가 겹치면서 히말라야 원정대는 등반 중단 위기에 마주하게 됐습니다.

앞서 충북 히말라야 원정대를 이끄는 조철희 대장은 지난 10월 1일 세계 제7봉인 다울라기리 정상(해발고도 8167m)에 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름으로 지은 삼행시가 적힌 깃발을 들어 보인 바 있습니다. 조 대장이 직접 지었다는 삼행시를 보면 "재명이 만들어 갑니다. 능과 추진력으로. 예로운 대한민국"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후보 지지자는 해당 사진을 전달 받아 SNS에 게시했습니다.



이 후보는 당시 해당 사진을 접하고는 '해발 8,617m에서 전해진 지지선언,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정상에서 전해진 찬 바람 담긴 지지 선언이 어떠한 지지 선언보다도 제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 주었다"며 "고난을 헤치고 등정에 성공한 원정대처럼 가시덤불을 돌파해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내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도민 세금을 지원 받은 등반대가 민주당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충북스포츠공정위원회는 조 대장과 변상규 원정대장에게 회원 자격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예산 지원도 사라졌습니다. 지난 14일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히말라야 원정대 지원 예산인 '산악스포츠 활성화 지원' 4,500만 원 전액을 삭감했고, 지난 16일 충북도는 해당 예산을 뺀 6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을 확정했습니다. 원정대 핵심 멤버가 중징계를 받으며 등반 계획이 불투명해졌다는 점 등이 예산 삭감의 이유로 꼽혔습니다.

충북산악연맹 측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내년 등반 계획 중단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산악연맹 관계자는 "예산은 전액 삭감됐고, 핵심 멤버가 징계를 받은 상황이어서 내년 등반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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