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당시 라커룸 불법 녹취 의혹
"최민정 1000m 개인전 전략 궁금했을 것"
빙상연맹 "위원회 구성 중…조사 범위는 아직"
"최민정 1000m 개인전 전략 궁금했을 것"
빙상연맹 "위원회 구성 중…조사 범위는 아직"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4·서울시청)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동료 선수 비하 및 ‘고의 충돌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에는 라커룸에서 불법 녹취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입니다.
오늘(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사적인 대화, 사생활의 영역은 보호돼야 하지만 올림픽 대회 기간 중 경기장 라커룸에서 벌어진 국가대표 선수의 불법적인 행위는 공적 영역”이라며 이들은 왜 원팀이 될 수 없었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보도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매체는 조재범 전 코치와 심석희의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변호인 의견서에 따르면 2018년 2월 20일 1000m 예선 직후 심석희와 국가대표팀 A 코치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라커룸 녹음을 하겠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고 밝혔습니다.
A 코치는 오후 7시쯤 심석희에게 1000m 본선 첫 진출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심석희는 매우 감격했다”며 최민정이 감독한테 뭐라고 지껄이나 들으려고 라커룸에 있다. 녹음해야지”라고 답했습니다.
이후 8시 30분쯤 심석희는 계주 결승 순번이 어떻게 쓰여 있냐고 물었고, A 코치는 순번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심석희는 휴대폰 녹음기 켜놓고 라커룸에 둘 거니까 말조심하고 문자로 하자”고 말했습니다. A 코치는 ‘알았다는 의미로 OO”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심석희는 지금 라커룸에 유빈(이유빈 선수), 나, 민(최민정 선수), 세유(박세우 코치), 이렇게 있는데 내가 나가면 계주 이야기를 할 것 같다”며 그래서 안 나가고 있다. 그냥 나가고 녹음기 켜둘까”라고 물었습니다. A 코치가 응”이라고 답하자 심석희는 알았다”고 답했습니다.
대화 맥락상 심석희는 1000m 개인전 예선전 직후 최민정 선수와 감독이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3000m 계주에서 출전 순번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알고 싶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 국가대표팀 관계자는 자기 흉이나 칭찬을 들으려고 (녹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1000m 개인전에서 최민정이 어떻게 경기를 운영할 것인지 궁금했던 것 같다. 상대의 전략을 알면 레이스 하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된다. 레이스 하는데 결정적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3000m 계주 순서와 관련해 녹취를 시도한 점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관계자는 계주는 다 손발을 맞춰야 하는데 심석희를 빼고 얘기하는 건 손해다. 말도 안 된다”며 불리하다고 생각했나? 근데 계주가 자기가 불리한 게 어딨나. 팀이 이기려고 하는 거지. 석희는 다 벽을 쌓았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어 조재범 사건으로 인한 건지 사방을 다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실제로 녹취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매체 측은 ‘녹음하겠다, ‘말조심하라 등 녹음을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된 상황에 대해 심석희와 A 코치에게 여러 차례 연락 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빙상연맹 측은 최근에야 위 정황을 파악했다며 현재 조사위원회가 꾸려지고 있는 단계라 조사 범위가 정확히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