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커스M] '그 많던 모래는 어디로 갔을까'…사라진 동해 백사장, 무슨 일?
입력 2021-09-07 19:20  | 수정 2021-09-07 20:35
【 앵커멘트 】
푸른 바다와 잘 어울리는 은빛 모래톱, 강원도 동해안 백사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무리한 해안 개발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 때문에 관광객 발길도 끊기고, 주민들은 안전 위협까지 받고 있다고 합니다.
포커스M, 장진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국의 3대 해수욕장 가운데 한 곳인 강릉 경포해변입니다.

해변 산책로에 구조물이 훤하게 드러나 보기가 불편합니다.

▶ 인터뷰 : 유진수 / 관광객
- "위험하기도 하죠. 데크까지 넘어왔거든요. 선이."

삼척 궁촌해변은 모래주머니가 흉물스럽게 쌓여 있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거대한 모래 절벽이 생겼는데, 어림잡아 길이는 100미터가 넘고, 높이도 3미터에 달합니다."

해안 침식은 주민의 생계와 안전까지 위협합니다.


해변에 모래 언덕이 생겼고, 최근에는 너울성 파도가 마을을 덮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 인터뷰 : 최동락 / 마을 이장
- "너울성 파도만 좀 치면 네 집은 마을회관으로 대피를 시키는 실정입니다. 이걸 해결해야 되는데…."

줄어든 백사장은 손님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김지수 / 서핑샾 직원
- "(모래가 많이 깎여서) 해수욕을 즐기기도 어려웠고 위험한 구조물도 많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가게를 찾는 사람도 줄어들어서…."

지난 5년간 해안 침식으로 사라진 백사장은 강원도에서만 64만㎡, 축구장 90개 면적에 달합니다.

태풍과 같은 자연현상도 문제지만, 해변 난개발이 주원인으로 꼽힙니다.

해변 개발을 위해 모래 공급원인 하천을 막아 버렸고, 모래를 저장하던 사구에는 도로와 상가가 들어섰습니다.

▶ 인터뷰 : 김인호 / 강원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 "해안 건축물이나 해안도로가 난립하게 되면서 고파랑 에너지를 저감시키는 게 아니라 침식의 가중 인자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정부와 지자체는 매년 수중 방파제를 설치하고 모래를 붓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들어간 예산만 760억 원.

하지만, 침식이 심각한 수준인 D등급 해변은 지난 1년 사이 33개 더 늘었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의 해안침식 방지 대책.

정확한 원인 진단과 이에 따른 실효성 있는 방안 강구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포커스M이었습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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