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구속…범행 전 철물점서 절단기 구매
입력 2021-08-31 19:35  | 수정 2021-09-07 20:05
법원 "도주 우려" 구속영장 발부
첫 범행 약 6시간 전 철물점서 절단기 구매
도주에 이용한 렌터카는 지인 통해 빌려

서울 송파경찰서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56살 강 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오늘(31일) 서울동부지법 심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 우려가 있다"며 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강 씨는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기 전후로 각각 여성 1명씩을 살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지난 26일 오후 9시 30분쯤 40대 여성을 자신의 집에서 살해한 뒤 27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고, 이후 29일 새벽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을 유인해 살해했습니다.


경찰이 강 씨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강 씨는 26일 오후 3시 57분쯤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위치한 철물점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는 데 사용한 절단기를 샀습니다. 이는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르기 약 5시간 30분 전입니다.

또 강 씨가 27일 전자발찌를 끊은 뒤 도주하는 과정에서 사용했던 렌터카는 강 씨가 25일부터 사용했던 것으로, 지인을 통해 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만 강 씨가 범행 목적으로 해당 차량을 빌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강 씨가 범행 전후와 도주 과정에서 연락했던 이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강 씨의 휴대폰을 포렌식 하면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도주 방법 등을 수사 중입니다.

앞서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전적 관계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강 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규명하고자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죄 사실과 관련한 강 씨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도 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강 씨가 구속되면서 조만간 그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 공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를 열 예정입니다.


한편, 강 씨는 오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반성의 기색 없이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범행 동기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갑자기 "보도나 똑바로 하라"라고 소리쳤으며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냐는 물음에는 마이크를 집어 던지며 흥분했습니다.

강 씨는 서울동부지법에 도착한 뒤에도 "피해 여성을 왜 살해했냐"라고 묻는 취재진의 방송용 마이크를 오른발로 걷어찼습니다. 강 씨의 발길질로 튕겨 나간 마이크는 취재진의 이마에 맞았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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