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변호사 아버지 이름으로 '111억' 빌린 후 살해 시도
입력 2021-08-26 08:34  | 수정 2021-09-02 09:05
차용증 98장 위조 후 111억 빌려 유흥에 탕진
'방망이로 죽이는 법' 등 검색 기록 나와


변호사인 아버지의 명의로 111억 원을 끌어다 쓴 후 갚을 여력이 되지 않자 아버지를 살해하려고 한 30대 남성이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26일) 법조계는 서울고법 형사 6-2부(정총령 조은래 김용하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4·남)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전했습니다.

A 씨는 작년 6월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자신의 운전하던 차 조수석에 앉은 아버지의 머리를 미리 준비한 둔기로 때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습니다.

아버지가 저항해 계획한 범행이 실패하자 A 씨는 교통사고로 위장해 아버지를 죽이려고 다시 아버지를 차에 태운 후 고속도로로 향했으나 "신고하지 않을테니 내려달라"는 말에 아버지를 근처에 내리게 한 뒤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법률사무소 명의로 차용증을 위조하며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유흥 등에 썼다가 40억 원에 이르는 빚을 처리할 수 없게 되자 채무 명의자인 아버지를 살해해 상황을 해결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범행 당일 휴대전화로 '후두부 가격', '방망이로 죽이는 법' 등을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고, 길이 30cm 둔기를 미리 준비해 아버지를 조수석에 태우고 운전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습니다.

검찰은 A 씨가 아버지의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며 주변 지인들을 속여 총 111억원을 받아낸 것으로 파악해 사기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2018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98장의 차용증을 위조한 A 씨는 "의뢰인의 수임료와 합의금을 빌려주면 이자를 붙여 3주 안에 갚겠다"고 지인들을 속여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1심에서 일부 사기 혐의를 부인했으나 재판 결과에 항소하지 않았지만, 검찰은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습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편취한 금액 일부를 변제에 사용해 현재 남은 피해 금액은 16억원 정도로 보이고, 존속살해 범행이 미수에 그친 데다 피해자(아버지)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1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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