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안됐다" 윤석열 발언 삭제 논란
입력 2021-08-05 13:48  | 수정 2021-08-12 14:05
윤석열 측 "의미 잘못 전달, 비열한 정치공세"
부산일보 "캠프 측에서 내용 수정 요청"

'부정식품', '건강한 페미니즘' 등을 언급하며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번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라고 말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를 두고 "비열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4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언급하며 "원전이 폭발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라며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라고 했습니다.

인터뷰 당시 '부산·울산·경남은 세계적으로 원전 최대 밀집지역이고, 원전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슘 137과 스트론튬 90 등 방사능이 대규모로 유출됐습니다. 이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최고등급인 7단계가 매겨지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는 윤 전 총장의 말 자체가 사실 관계가 다르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윤 전 총장의 해당 인터뷰 발언은 별다른 설명 없이 삭제됐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후쿠시마에서 원전이 녹아내리고 수소 폭발이 일어나 방사능이 유출되었음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부산일보는 왜 이 구절을 삭제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5일) 정책조정위원회에서 "후쿠시마 원전이 녹아내리고 수소폭발이 일어나 방사능이 유출된 게 명백한 사실"이라며 "무지하고 편향적인 사고가 위험하고 우려스럽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박주민 의원은 "윤 전 총장 세계관은 19세기에 가능할 법하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기사가 후보의 의도와 다르게 반영되었다"며 "긴 시간 인터뷰를 압축적으로 기사에 담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또 "의미가 다르게 전달됐을 경우 서로 조정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인터뷰 보도 과정을 두고 공세를 벌이는 것은 비열한 정치공세"라고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에 맞대응하기도 했습니다.

부산일보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기사 수정 경위를 해명하는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부산일보는 "해당 발언에 대한 보도가 나간 뒤 논란이 되자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윤 전 총장이 후쿠시마 사고에 대해 관심이 많고, 전문가 자문도 받아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며 '해당 발언은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의 하드웨어 자체의 안전 부실 문제가 아니었고, 지진과 해일에 의해 원전 냉각통제능력을 유지하지 못한 인적 재난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단축 설명을 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했다"고 전달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측이 해당 발언 내용을 취소하는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부산일보는 사후 정정 요구가 기사 전체 맥락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는 이를 수용해왔다는 점에 비춰 윤 전 총장 측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입장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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