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백신휴가는 그림의 떡…열·근육통 시달려도 폭염에 일해야"
입력 2021-08-01 19:30  | 수정 2021-08-01 20:11
【 앵커멘트 】
다음달부터 직장인들이 본격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에서는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에게 직원들의 백신휴가를 보장하라고 권고했는데요.
백신을 맞고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김종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우체국 택배 기사 윤현기 씨는 지난달 16일 화이자 백신을 맞았습니다.

윤 씨는 열과 근육통에 시달리면서도 백신 접종 당일은 물론 그 다음날에도 일을 했습니다.

▶ 인터뷰 : 윤현기 / 우체국 택배 기사
- "저희는 워낙 몸을 많이 움직여야 되니까 일하는 내내 그것 자체가 고통인 거예요."

백신 휴가를 가려면 대체인력을 직접 구해서 일당까지 택배기사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윤현기 / 우체국 택배 기사
- "더 부담이 되죠 사실상. 대체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돈을 주고 직접적으로 사용자 측에서 그걸 해결을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

인터넷 설치 업무를 하는 강지남 씨는 백신을 맞아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대기업에서는 2~3일씩 백신 휴가를 주기도 하지만, 대기업 협력업체 직원인 강 씨는 하루도 휴가를 낼 엄두가 안 납니다.

강 씨를 간접고용한 대기업은 협력업체에서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이고, 강 씨 회사 측은 백신휴가는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 인터뷰 : 강지남 / 인터넷 설치 기사
- "저희 현장 기사들이 일을 하니까 회사가 돌아가는 건데, 사무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공가로 휴가 받고 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은 그게 안 되니까 억울하기도 하고."

정부가 시행 중인 백신휴가 제도는 권고사항에 불과해 직종과 기업 사정에 따라 형평성 문제와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많은 사업장에서 백신휴가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종민입니다.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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