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밀양댐 수몰민의 망향제, '잃어버린 고향'
입력 2009-09-19 05:22  | 수정 2009-09-19 05:22
【 앵커멘트 】
추석에도 고향을 찾을 수 없는 이들이 있습니다.
밀양댐이 생기면서 고향이 물속에 잠긴 수몰민들인데요.
헬로티비 뉴스 권정숙 기자가 이들의 망향제를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에 위치한 망향정.


한참을 기다리자 곳곳에 흩어져 살던 옛 이웃들이 버스를 타고 도착합니다.

댐 건설로 고향을 떠난 지 십여 년이 넘었지만, 가족보다 가까운 이웃입니다.

▶ 인터뷰 : 김일옥 / 당시 밀양 사희동
- "너무 반갑지. 우리 서로 늙어 가다 보니 외로운 마음이 있어서 옛날 친구 만나면…."

밀양과 양산, 창녕에 용수를 공급하고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밀양댐.

하지만, 밀양댐이 착공되며 밀양과 양산에서 모두 95가구가 수몰됐고, 지금은 망향비에 새겨진 이름만이 수몰민의 아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망향제는 수십 년을 지켜온 마을을 떠난 4개 마을 300여 명의 주민들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 달래기 위해 해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상목 / 당시 밀양 덕달
- "망향제는 2003년 준공을 하면서 실향민들의 이름 석 자를 새겨놓고 한을 조금 달래려고 그 해부터 시작했습니다."

자주 찾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주민들은 함께 절을 올리며 아쉬움을 달랩니다.

▶ 인터뷰 : 박차암 / 당시 밀양 사희동
- "사실 영원히 고향을 잃은 거죠. 북한 사람보다 우리가 더 슬픕니다. 그 사람들은 기대가 있잖아요. 우리는 물이 고여 있으니깐 대대로 고향을 못 찾아가는 실향민이 됐습니다."

물에 잠긴 옛집을 이젠 산등성이를 보고 기억해야 할 만큼 흘러버린 시간.

고향을 지척에 두고도 갈 수 없어 꿈에서 만나는 고향은 추석을 앞둔 수몰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곳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헬로티비 뉴스 권정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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