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악수 거부' 이동경에 갑론을박…뉴질랜드 언론 "무례했다"
입력 2021-07-23 14:04  | 수정 2021-10-21 14:05
뉴질랜드 경기 패배 후 결승골 넣은 상대 선수 악수요청 거부
"비매너 행동" VS "방역수칙 준수위한 행동" 설전
뉴질랜드 언론 "악수 거부에 우드 놀라는 표정 지었다"

김학범호의 공격수 이동경(울산)이 팀 패배 뒤 상대 선수의 악수를 거절한 것을 두고 오늘(23일) '비매너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은 어제(22일) 열린 뉴질랜드와 2020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0-1로 졌습니다. 경기 뒤 결승골을 넣은 공격수 크리스 우드가 이동경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지만 이동경은 왼손으로 우드의 손을 툭 치며 거부했고, 우드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물러났습니다.

이를 두고 인터넷 공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분한 감정 이해하지만 아쉬운 매너"


한쪽에서는 이동경이 상대의 좋은 의도를 무시하고 스포츠맨십과 거리가 먼 비매너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중계에서 이 행동을 두고 "매너가 좀 아쉽다"고 지적했습니다.

축구대표 출신의 스포츠 전문 채널 해설위원인 김형일도 한 유튜브에 출연해 "분한 감정은 같은 선수 출신으로서 이해하지만, 눈앞에서 악수를 거절한 것은 아쉬웠던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동경의 행동이 예의가 없었다고 비난했으며 몇몇은 이동경의 SNS를 찾아가 그의 행동을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악수 거부, 방역수칙 준수 위한 것"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코로나19 탓에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려는 행동이 아니겠느냐며 이동경을 옹호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동경이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축구협회 이재철 홍보 수석매니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경기 전후에 상대 선수와 불필요한 접촉을 삼가라고 철저히 교육했다. 이날 경기 전에도 '상대 선수들과 터치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뒀다"고 밝혔습니다.

불필요한 접촉을 하지 말라는 것은 대회 공식 지침이기도 합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참가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플레이북'을 보면 "포옹, 하이파이브, 악수 등 신체적 접촉을 피하라"는 내용이 두 번이나 나옵니다. 악수하지 말라는 뜻의 그림도 들어가 있습니다.

확진자가 나온 팀은 메달 도전에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국제축구연맹은 이번 대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는 음성이 나올 때까지 숙소 방에서 격리해 경기에 못 나서는 것은 물론 훈련도 할 수 없다고 규정했습니다.

뉴질랜드 언론 "표정과 태도 무례했다"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방송, 스터프, 뉴질랜드헤럴드 등 현지 언론도 이동경의 악수 거부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TVNZ은 우드가 분명히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며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이동경의 행동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스터프도 이동경의 악수 거부에 우드가 분명히 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다른 한국 선수들은 우드의 악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이동경의 악수 거부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른 것인지 패배로 인한 실망감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매체인 뉴스 허브는 "한국의 축구 선수 이동경이 우드의 악수 제안을 무시했다. 코로나 19 방역 수칙 때문에 악수를 할 수 없더라도, 그의 표정과 태도는 무례하며 존중이 결여됐다"며 이동경의 비신사적 태도를 꼬집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인턴기자 jdb98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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