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열 40도에 타이레놀 2알" 청해부대 병사父, '분통'…서욱 "책임 통감"
입력 2021-07-20 12:54  | 수정 2021-07-27 13:05
청해부대 병사父, 군 부실대응 폭로
서욱 “해외파병 방역대책 철저하게 보완”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4400t급)에서 승조원 82%가 감염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장병 가족이 야당 의원실에 군의 부실 대응을 폭로하고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은 오늘(20일) 소속 장병의 아버지가 의원실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19에 감염된 아들이 무사귀환 할 수 있도록 살펴봐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장병의 아버지는 청해부대의 초동 대응이 잘못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아들에 따르면) 지난 7월 2일부터 독감 환자가 발생했다”며 독감에 걸린 병사들이 맛이나 후각을 잘 못 느껴 일반적인 독감일 리가 없다. 코로나일 확률이 높다고 보고했으나 묵살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병사들이 일반적인 감기와는 다르다고 수차례 보고했는데 간부들은 코로나 의심도 안 했다고 한다”며 병사들 체온이 39~40도까지 오르는데 타이레놀 2알씩 주면서 버티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국방부는 첫 의심 증상자가 나온 지난 2일 단순 감기약만 처방했습니다. 또 지난 8일 유증상자가 40명이 넘어가자 감별 능력이 떨어지는 ‘신속항체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이후 음성판정이 나오자 추가 방역조치를 하지 않으며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이들이 출항 때 가져간 신속항체검사 키트는 항체가 형성된 후에 양성이 나오기 때문에 초기 진단용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보다 정확한 초동 대응이 이뤄지지 않아 집단감염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병사의 부모는 출항 일정상 백신 접종이 불가능했다는 군의 입장에 대해 그렇다면 백신 말고는 어떤 대비를 했느냐”라며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좁은 선실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특성상 코로나 감염 위험이 컸는데 (확진자 치료에 쓰일) 산소통 같은 물품도 전혀 확보를 안 했다”며 기초적인 대비도 안 하고 사과 한마디 없는 군을 보니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전투 중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고 준비가 전혀 안 돼 이런 일이 생겼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군대를 보내고 싶겠냐”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한편 병사의 부모는 지금까지 군의 부실대응을 볼 때 야당의 감시가 없다면 군이 아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을까 걱정돼 직접 하 의원실에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신 접종 노력 부족, 송구하다”


서욱 국방장관은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서 장관은 청해부대 장병 및 가족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서 장관은 해외파병 부대원을 포함한 모든 장병들의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지난 2월 출항한 청해부대 장병들에 대한 백신접종 노력에는 부족함이 있었다”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그간 해외파병부대 방역대책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제반 대책을 철저하게 보완하겠다”며 다시 한번, 청해부대 장병 및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