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친오빠 성폭행 부모에게 털어놨는데 "네가 예뻐서 그래"
입력 2021-06-27 11:23  | 수정 2021-07-04 12:05
부모는 오히려 피해자 탓
성적 수치심 발언 서슴지 않아

그제(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학생 시절 친오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부모에게 털어놨지만 오히려 자신의 탓을 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게재되어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과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작성자는 친오빠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실을 10년만에 부모에게 털어놨으나, 가족들은 오히려 피해자를 탓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으며, 현재 해당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라고 합니다.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A씨는 자신이 20대 초반이며, 11살 무렵 친오빠가 자고 있던 자신의 바지와 속옷을 벗긴 후 몸을 더듬고 성행위를 묘사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 이후로도 2~3년 동안 오빠는 자신의 이불을 들쳐 몸을 살피거나 실수인 척 가슴을 치고, 샤워 중 화장실에 들어오는 등의 행위를 지속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피해 사실을 일찍 말할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A씨의 부모 때문이었습니다.

A씨의 부모는 체벌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 등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딸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털 났나"라며 문을 열어 몸을 훑었고, 다른 가족들이 있는 앞에서 속옷에 분비물이 묻은 것을 타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A씨는 집 안에서도 항상 불안에 떨며, 학교에서 진행한 심리 검사에서 우울 지수가 높게 나와 담임 선생으로부터 전문기관 상담 치료를 권유받기도 했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친오빠의 만행은 A씨가 중학교 2학년이 될 무렵 끝이 났지만, A씨는 여전히 "제 눈에는 오빠가 악마 그 자체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A씨의 부모는 A씨의 표정이 좋지 않을 때면 '쟤는 누굴 닮아 저러나', '쟤가 문제다'라고 비난했다고 합니다.

결국 성인이 된 후 그간 있었던 일들을 털어놓았던 A씨는 "엄마는 충격적일 정도로 무덤덤했다.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물을 정도였다"고 토로했습니다.

게다가 아버지 또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네", "네가 예민해서 그래"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듣고 흥분한 A씨가 소리를 지르자 부모는 "저것 봐라. 애가 극단적이다. 네 오빠가 남자니까 본능에 못 이겨 그런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놨고, 극단적 시도를 선택했었다는 말에는 "그런 거로 죽으면 대체 누가 살아있느냐"고 응수했다는 것이 A씨의 전언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상황을 전해 들은 오빠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눈물을 보이자, 부모가 자신에게 네 오빠가 사과하고 싶대. 네가 예뻐서 그런 것 같다”며 용서하기를 권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글의 말미에서 그 뒤로 3개월이 지난 지금, 자신을 제외한 가족들은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며 A씨의 친오빠와 부모를 향해 질책했고, 일부는 가족을 벗어나 취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며 정신과 치료를 꼭 받아보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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