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8층이라 안 들려 개꿀"…반대 시위 조롱한 LH 직원 해임 요구
입력 2021-05-17 17:15  | 수정 2021-05-24 18:05
투기 의혹이 불거졌던 LH광명시흥사업본부, 반대 시위자들 조롱한 LH 직원 카카오톡 오픈채팅 /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직원, 감사인 면담도 허위 답변
"LH 명예 훼손 근거로 해임 처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반대 시위가 발생하자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림. 개꿀"이라며 시위자들을 조롱했던 LH 직원 A 씨가 해임 처분을 받을 전망입니다.

LH 측 "'개꿀' 발언으로 질타 가중 등 명예 훼손"

오늘(17일) LH의 '감사 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공사 측은 투기 의혹으로 공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대하자 위기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공직 기강 점검을 했습니다.

LH 측은 "A 씨가 시위자들에 대한 조롱성 글을 게시함으로써 공사의 사회적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며 "그 결과 '개꿀 발언'에 대한 비판적 언론 보도가 153회 발생해 공사에 대한 질타가 가중되는 등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3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LH에 항의하는 집회와 기자회견과 관련해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린다"면서 '개꿀'(너무 좋다는 뜻의 비속어)이라며 비아냥대는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이에 LH 수도권주택공급특별본부는 해당 발언과 관련해 일정 기한 내 자진하여 신고할 것을 권고했으나 A 씨는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해당 본부 소속 다른 직원이 해당 발언의 당사자로 오해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감사인과의 면담에서 A 씨는 '개꿀'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허위로 답변했으며 문제가 된 오픈 채팅 활동 이력과 관련 앱까지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관계가 확인된 뒤에도 A 씨는 "조롱하거나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다"며 "높아서 안 들렸고, 저층에 있는 사람들이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더욱이 "행위자를 밝혀낼 수 없을 것이란 생각과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진신고를 하지 않고 허위 답변을 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 했습니다.

결국 LH 감사실은 A 씨의 언행으로 국민적 질타와 공분을 사는 등 LH 명예가 크게 훼손된 점, 자진신고를 권고했으나 이를 묵살해 사태를 더 악화시킨 점, 문제 채팅방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하고 조사과정에서 허위 답변으로 일관해 은폐를 시도한 점, 조사과정에서 반성이나 뉘우침보다 징계 수위나 신상 노출을 더욱 염려한 점 등을 근거로 A 씨에 대해 해임 처분을 요구했습니다.

LH는 "이번을 계기로 조직 내 부조리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오직 국민 신뢰 회복 만이 살길이라는 자세로 전 직원이 함께 온 힘을 다해 철저히 개혁하고 혁신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LH는 감사실의 건의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소집해 A 씨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전망입니다.

"'공부 못해놓고 꼬투리' 작성자, 직원 아닐 가능성"

사진=블라인드 캡처

한편, A 씨 외에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 지나가겠지"라며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잡는다"라고 비꼬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LH는 "블라인드에서는 현직 외에도 파면·해임·퇴직자의 계정이 유지된다"며 "해당 게시자가 LH 직원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라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 youchea629@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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