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종인, 안철수에 쓴소리…"'야권 승리' 아닌 국민의힘 승리"
입력 2021-04-11 10:00  | 수정 2021-04-18 10:05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직후인 지난 9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을 두고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또 엉망이 된다"며 쓴소리를 이어갔습니다.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를 이 같이 비판한 이유는 안 대표가 지난 7일 선거 승리를 "야권의 승리"라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7일 자정에 안철수가 오세훈이하고 같이 당사에 와서 한 말을 들었냐"며 "오세훈의 당선을 축하하며 '야권의 승리'라고 했다. 어떻게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하나. 자기가 이번 승리를 가져왔다는 건가. 야권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승리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야권'이란 표현이 왜 문제냐"는 질문에는 "지금 야권이란 것은 없다. 몇몇 사람이 자기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야권을 부르짖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승리를 바탕으로 스스로 노력할 생각을 해야지, 지금부터 무슨 대통합 타령이냐"며 "지난해 총선 때 '보수 대통합'만 하면 승리한다더니 결과가 무엇이었냐"고 반문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없으면 집어치워 버릴 것이지, (자신 없는 이들이) 밤낮 '통합, 통합' 한다. 국민의당과 합당하면 당협위원장 나눠 먹어야 하고, 당이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며 되려 통합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보 단일화는 자기(안철수)가 끄집어내서 억지로 한 것"이라며 "(내가) 처음부터 3자 대결로 해도 우리가 이긴다고 했고, LH 사태가 없었더라도 (3자 대결에서)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대선까지) 더 있을 수가 없었다. 당 대표하고 싶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데 내가 그걸 구경하고 있을 이유가 있냐"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이 제안하는 상임고문 직책에 대해서도 "조언이라는 건 가능할 때 하능 것이지,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선거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과거 정권들도 서울 선거에서 완패하면 무너졌다"며 "'그동안 개혁을 더 강하게 안 했기 때문에 졌다'는 식으로 가면 망하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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