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선거 앞두고 목소리 커진 윤석열…'정계진출' 임박?
입력 2021-03-03 15:47  | 수정 2021-03-10 16:05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구지검과 고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대해 작심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3일 윤 총장은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정치·경제·사회 제반 분야에서 부정부패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의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현 정부와 여권이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수청 반대를 위한 총장직 사퇴 용의에 대해서는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정계 진출 가능성을 아예 부인하지는 않은 것입니다.

앞서 청와대는 윤 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중수청 설치를 비판한 데 대해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3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중해야 한다"며 검찰총장 자리가 검찰만을 위한 직분이 아니다"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직을 건다는 말은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라고 지적하고 "정말 자신의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습니다.

윤 총장의 '부패완판' 발언은 청와대의 입장과 정 총리의 경고가 나온 이후에 이뤄진 것입니다. 실제 윤 총장은 정 총리의 '자중하라'는 발언에 대한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검찰총장으로서 할 말을 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온다면 파장은 클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또 "이번에 나오면 밀려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던지고 나오는건데,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면서 "'양보 안 한 안철수' 느낌이 될 것"이라고 비유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아직까지 검찰총장으로서 원칙을 고수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봤습니다.

윤 총장의 이번 발언은 사실상 대통령과 총리의 발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정치적 행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전통적인 야권 텃밭인 대구에서 윤 총장은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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