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재일 민족학교 고시엔 진출 쾌거…동포 사회 새 역사
입력 2021-01-29 17:34  | 수정 2021-01-29 18:32
재일 민족학교 교토국제학원의 모습 / 사진 = 구글 지도 캡쳐

재일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제93회 선발고교야구대회, 일명 '봄 고시엔'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일본에서 고시엔은 3월과 8월 두 차례 열리는데, 마이니치신문사가 주관하는 '봄 고시엔'은 전년도 추계대회 성적이 우수한 28개 학교와 학업성적이 우수한 4개 학교 등 모두 32개 학교를 선발해 겨루는 대회입니다.

고교야구는 일본의 국민 스포츠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교토국제고의 이번 출전은 야구부 창설 22년 만의 성과입니다.

교토국제고등학교 경식 야구부 부원들의 모습 / 사진 = 유튜브 캡쳐

교토국제고 야구부는 지난해 5월 고교야구 춘계 교토부 대회 결승에서 야구 명문으로 꼽히는 오토쿠니 고등학교를 4-3으로 꺾고 첫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1999년 창단 이후 2015년까지는 지역대회 8강에 머물렀으나 2016년부터 교토부 4강에 진입하고, 여름 고시엔 지역 예선에서 교토지역 2위를 차지하는 등 교토의 야구명문고로 입지를 굳혀왔습니다.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지난해 5월 일본 고교 야구 춘계 교토부 대회 결승에서 오토쿠니 고등학교를 상대로 첫 우승을 거두는 모습 / 사진 = 재일본대한민국민단 홈페이지 캡쳐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의 출전은 외국계 학교로는 최초로, 재일동포 사회뿐 아니라 일본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 한국인의 자녀를 위한 중학교로 설립돼 1963년 고등학교가 증설됐으며, 2004년 일본 정부로부터 교육과정 인가를 받아 교토국제중학교·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꾼 뒤 재일동포에 대한 민족교육의 장으로 기능해 왔습니다.

교토국제교는 개교할 때 만든 한국어 교가를 그대로 쓰고 있는데, 고시엔 전 경기를 NHK로 생중계하는 관례에 따라 일본 전역에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지게 됩니다.

주오사카대한민국총영사관은 "이번 한국계 학교의 고시엔 출전은 재일동포사회의 사기를 높이는 계기가 되고, 한일 우호협력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민단을 비롯한 동포사회는 이런 점을 감안해 벌써부터 교토국제학원 야구팀을 대대적으로 응원하고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교토국제학원은 재일동포 사회와 일본 시민들의 후원 요청으로 야구부의 대회 출전을 지원할 크라우드펀딩 계좌를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봄 고시엔은 다음달 23일 조 추첨을 완료하고 3월 19일부터 말까지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치릅니다.

한국에서는 두산베어스의 신성현 선수가, 일본에서는 히로시마컵스의 소네 카이세이 선수와 니혼햄의 우에노 쿄헤이 선수가 교토국제고 출신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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