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전경련, 허창수 회장 연임 유력…김승연·손경식도 거론

대한상공회의소의 차기 회장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유력한 가운데 현임 허창수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10일) 재계와 전경련에 따르면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허 회장의 후임 인사는 대한상의와 달리 뚜렷한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사단법인인 전경련은 회장 임기가 끝나는 해 2월에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해야 합니다.

하지만, 총회가 한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후임자 논의가 전혀 나오지 않자 전경련 내부에서는 허 회장의 유임을 유력하게 보는 분위기입니다.

허 회장은 2017년과 2019년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자 회장직을 계속해서 맡은 바 있습니다.

전경련 회장은 임기가 2년으로 무제한 연임할 수 있습니다.


전경련 관계자는 "예전에는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여러 후보가 거론되긴 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인지 전혀 들리는 소리가 없다"면서 "뚜렷한 교체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허 회장이 연임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끈 허 회장은 이번에도 연임된다면 6회 연속 전경련 회장을 맡게 됩니다.

전경련에서 10년 이상 회장을 맡은 경우는 고(故) 김용완 경방[000050] 회장(1964~1966년·1969~1977년)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1977~1987년) 등 두 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허 회장이 연임을 고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2019년 12월 GS그룹 회장에서 물러난 허 회장이 전경련의 역할을 고려해 현역 그룹 총수에게 자리를 물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경련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삼성과 현대차[005380] 등 4대 기업이 탈퇴하는 등 큰 홍역을 치른 터라 차기 회장에 적극적 의사를 표현하는 총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재계 '맏형'이자 민간경제협력채널 중추로서의 전경련 위상을 고려할 때 역대 회장에 버금가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차기 회장에 선임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 경제인들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전경련의 차기 회장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000070]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중 다음 달 경영일선 복귀가 예상되는 김승연 회장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됩니다.

김승연 회장은 2014년 2월 배임 등의 혐의로 선고받은 집행유예 기간이 이미 만료됐고, 다음 달 취업제한도 풀립니다.

하지만, 한화 측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른 경제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또 다른 후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손경식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말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 제가 전경련 얘기를 할 그런 입장은 안 된다"고 부인한 바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던 전경련을 '패싱'하는데 대놓고 (회장 자리에)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재계 총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올해 60주년을 맞은 대표 경제단체인만큼 아무나 물려줄 수 없어 허 회장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