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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거쳐 강해진 `K뷰티` 내년엔 장밋빛
입력 2020-12-25 18:45  | 수정 2020-12-25 20:28
화장품 업계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마스크 착용과 외출 자제로 화장품 사용량이 줄면서 시장 규모가 덩달아 축소됐고 면세점 판매 부진도 실적 악화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는 올해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기 위해 판매 채널 구조조정과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기저효과를 등에 업고 내년 영업이익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 화장품 기업인 LG생활건강 주가는 올해 들어 29% 상승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작년 실적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32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가량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16%가량 성장한 37조5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시장의 경우 올해 4월부터 화장품 시장 월별 성장률이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화력을 집중했고, 올해 전체 화장품 시장은 7% 성장세가 예상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본토에서 국내 브랜드 업체들의 성장률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화장품 소매판매 증감률은 지난 4월 플러스로 전환된 데 이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주 톱픽(최우선 추천주)으로 KB증권은 LG생활건강, NH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을 꼽았다. LG생활건강에 대해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후'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내년 중국 법인과 면세 채널 매출액은 각각 23%, 2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 3분기 면세점 매출이 2% 하락하는 데 그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국내 면세 시장 성장률이 -35%가량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다. 여기에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이 선전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화장품 부문 실적을 상쇄시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생활건강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8542억원, 1조2270억원이다. 작년 대비 각각 2%, 4% 증가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과 브랜드 아리따움 실적이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이니스프리 매장 수를 줄이고 아리따움 직영점 일부만 남겨두고 폐점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다만 온라인 채널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오프라인 매출 하락을 상쇄했다. 또 럭셔리 화장품 설화수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조미진 연구원은 "업황 회복 국면에서 설화수 중심의 럭셔리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면서 "고정비 부담 축소와 이커머스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화장품 업계에서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채널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이 눈에 띈다. 올해 전문 소매점 매출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반면 이커머스 채널 화장품 시장이 전년 대비 17%가량 성장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면세 시장에서는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매출이 일부 회복되는 가운데 중국인 보따리상이 성장을 견인하는 형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신애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가 브랜드로 보따리상 수요가 집중되면서 중저가 브랜드 매출이 급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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