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M] 지방 주공아파트 투기 열풍…공시가 '1억 이하' 싹쓸이
입력 2020-12-10 19:19  | 수정 2020-12-10 20:25
【 앵커멘트 】
'주공 아파트'를 아십니까?
주택공사가 1980·90년대에 지은 아파트인데, 30년이 훌쩍 넘어 꽤 낡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주공 아파트 가격이 지방 중소도시들까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포커스M 장명훈, 김경기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취재진이 먼저 향한 곳은 인구 21만 명의 중소도시 충북 충주시입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720세대 5층 높이의 주공 아파트인데, 지난 서너 달 새 가격이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 스탠딩 : 장명훈 / 기자
- "이 아파트는 무려 40년 전인 1979년에 만들어져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데, 대체 얼마나 오른 걸까요?"

올해 초 4천만 원 수준이었던 전용 35㎡ 매물은 사흘 전 9천5백만 원에 거래됐고, 최근 거래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가까이로 늘었습니다.

사들인 사람은 대부분 원정 투자자들입니다.


▶ 인터뷰 : 충주시 A중개업소
- "보시지 않고 사시죠. 외지분들이요. 거의 2배 올랐다고 보시면 되죠."

다음은 강원도.

1988년에 준공된 원주시 도심의 이 5층 주공아파트도 최근 두 달 새 3천만~4천만 원씩 뛰었습니다.

▶ 인터뷰 : 원주시 B중개업소
- "집 안 보고 계약하세요. 구미·용인 이게 다 전국적이에요 지금. 오시지도 않고 위임장 와서 계약서 썼거든요."

충주와 원주 외에도 인천, 거제, 포항 등 전국 각지의 주공아파트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원정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주공 아파트 공통점은 공시가격이 1억 원도 안 된다는 겁니다.

다주택자가 추가로 사는 집은 취득세를 중과하지만, 공시가 1억 원 이하는 예외이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장명훈 / 기자
- "여러 채를 사도 세금 부담이 덜한데다, 용적률이 낮은 노후 주공아파트 특성상 재건축 사업성까지 좋으니 모조리 사들이고 있는 겁니다."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서울도 예외가 아닙니다. 부동산 큰손들이 찾아낸 새로운 투자처는 바로 도심 속 공시가격 1억 원이 안 되는 낡은 주택들입니다."

서울 번동 일대의 노후 주택가.

공공재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시가 1억 이하 다세대 주택들은 그야말로 동났습니다.

서민 실수요자는 집을 사기 더 어려워졌습니다.

▶ 인터뷰 : 장병열 / 서울 번동 중개업소
- "문의도 많았고, 문의 중에는 거래도 있었고. 작년 이맘때 비해서 100%는 올랐죠 최소한."

하지만, '공시가 1억 이하' 투자에 함부로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양도세나 종부세에선 혜택이 적어 다주택자에게 부과되는 중과세를 적용받고.

공시가격이 1억 원을 넘어서면, 투자 수요가 뚝 끊길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장용석 / 장대장부동산그룹 대표
- "내가 사는 조정대상지역 안의 집을 팔고서 이사를 가야 하는데. 그 주택 하나 때문에 세금을 많이 부과해야 하는 현상이…."

▶ 스탠딩 : 김경기 / 기자
- "일각에서는 집값이 오를 때마다 나왔던 각종 땜질처방이 풍선효과만 양산해 시장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포커스M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문진웅·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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