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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살리기` 국책은행도 나선다
입력 2020-10-30 17:34  | 수정 2020-10-30 19:20
정부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제주항공에 대해 국책은행과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을 통해 일단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전 구조조정 협의체를 열고 제주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주재한 이 협의체에는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책은행 등에서 고위직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먼저 제주항공에 운용자금용으로 신규 대출을 투입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부족분은 기안기금을 통해 채우는 방식이다. 기안기금 역시 제주항공 운영자금용이다.
앞서 제주항공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실사를 한 결과 제주항공에 필요한 지원금이 약 1900억원이라고 알려졌다. 이는 항공기 리스비, 인건비, 정비료 등 운영자금으로 내년 1분기까지 필요한 금액에 해당한다. 제주항공은 매달 고정으로 운영자금 약 400억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내년 1월께 다시 실사를 통해 제주항공 재무 상태를 확인하고 추가 지원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가 국책은행 지원을 우선시한 이유는 무엇보다 기안기금은 설립 목적상 후순위 지원 주체라는 점 때문이다. 기안기금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40조원 규모로 조성된 임시적인 정책기금이다. 정부는 앞서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 규모 기안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기 전에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자금 1조7000억원을 공급한 바 있다.
또 기안기금이 고금리라는 점도 이번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사 신용등급(BBB-)에 따라 연 7%대 금리로 기안기금 지원을 받게 됐다. 제주항공은 자사 신용등급(BBB)이 아시아나항공보다 좋지만 금리 차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정부 결정에 따라 제주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의결은 일러야 다음주 중하순에 이뤄질 전망이다. 국책은행의 제주항공 대출 승인이 먼저 이뤄진 뒤 기안기금 운용심의회가 제주항공 지원안을 의결하게 된다.
[윤원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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