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브레이크 없는 전셋값…"이젠 중소형아파트 매매가까지 밀어올려"
입력 2020-10-29 17:38  | 수정 2020-10-29 19:29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 6월 말부터 1년간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사진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경. [매경DB]
◆ 전월세 시장 혼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세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전국 전세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0월 넷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2% 올랐다. 2015년 4월 셋째주(0.23%) 이후 5년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르며 전세가격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176개 시·군·구 중 지난주 대비 전세가격이 오른 지역은 154곳에 달했다. 10곳 중 약 9곳의 전세가격이 오른 셈이다. 전주 대비 전세가격이 떨어진 곳은 단 10곳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7월 31일 시행된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전세 물량이 급감한 데다 전월세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0주 연속 올랐고,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역시 64주 연속 오른 가운데 상승폭은 5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14억원이었던 서울 강남의 래미안대치팰리스(84㎡) 전세가격은 최근 16억원까지 2억원 올랐고, 서울 마포구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84㎡) 역시 지난해 말 6억원 하던 전셋값이 최근 9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올랐고, 전세가격은 0.22% 올랐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신규 입주물량 감소, 가을철 이사 수요 등으로 전세가격이 꺾이기는커녕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70주 연속 올랐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2%포인트 상승한 0.1%를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3주 연속 0.08% 상승으로 횡보하다가 4주 만에 상승폭을 다시 키웠다. 특히 강남권의 전셋값 상승률이 전주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서울의 전세난이 수도권으로 옮아가며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3주 연속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방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주(0.21%)와 같은 수준으로 상승한 가운데 부산은 감정원이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크게 오른 0.25%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 수요를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 역시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과 함께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전국적인 상승세가 이어졌다. 전세가 품귀를 빚자 전세 수요 일부가 중저가 아파트 매수 수요로 전환되면서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이번주 0.13% 상승해 3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은 10주 연속 0.01% 상승을 기록하며 횡보했고,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김포시가 0.58% 뛰었다. 5대 광역시는 0.21%에서 0.24%로 상승폭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이 늘지 않는 한 이 같은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부동산시장에는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전세가격이 오르는 것"이라며 "당장 공급을 늘리지 않으면 전세난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는 2~3년 후가 아닌 지금 당장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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