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文 "청문회 기피…좋은 인재 모시기 어렵다"
입력 2020-10-29 15:14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인재난'을 토로하며 현행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29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국회 시정연설 전 국회의장과 환담에서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도 가급적 본인을 검증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며 "반드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환담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선전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남편이 야당 국회의원 출신이란 점이 화제로 오르자 "남편이나 부인이 누구인지 개의치 않고 인사해왔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난 2017년 남편이 야당 소속인 민유숙 대법관을 발탁한 사례도 소개했다.
특히 정책 자질보다는 후보자 신상에 대한 의혹제기로 파행을 거듭하는 인사청문회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인재를 모시기 정말 쉽지 않다. 청문회 기피 현상이 실제로 있다"며 "본인이 뜻이 있어도 가족이 반대해 좋은 분들을 모시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종전대로 하더라도 다음 정부에서는 반드시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병석 의장은 "국회에서도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정책 자질 검증은 공개하는 방향으로 청문회 제도를 고치려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인사청무회법 개정안이 발의돼있다.
일부 장수 장관과 2022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에 대한 개각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문대통령이 '인재난'을 토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인사청문회가 공직사회 도덕성을 한차원 끌어올린 순기능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청문회 기피현상이 심각한 것은 결코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다"며 "대통령이 정말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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